"국내 인터넷기업 성장1단계 수준"…대신經硏 분석

  • 입력 2000년 2월 20일 20시 02분


인터넷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주의 적정주가는 어떻게 매겨야 할까. 분석가마다 서로 다른 잣대를 혼용하는 것이 현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일 ‘외국인 투자자금 성격과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각각 다른 평가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연구소가 원용한 평가기준은 세계적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가 이용하고 있는 방식.

▽골드만삭스의 ‘6단계 성장론’〓골드만삭스는 인터넷기업의 성장단계를 6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신흥기업이 탄생하는 1단계에서는 잠재적 시장규모와 이용자 수가 급격히 확대되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은 소수만이 주목을 받는다. 해당기업의 주가는 자연히 치솟게 된다. 이 때는 주가수익비율(PER), EV/EBITDA 등 고전적 평가지표가 아니라 이용자 수 등 잠재가치를 중시하는 잣대가 유용하다는 것.

2단계에서는 막연한 성장성보다는 실제로 매출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 지가 관심대상. 따라서 주가를 주당매출액으로 나눈 주가매출액비율(PSR)이 주요 평가척도가 돼야 한다.

기업이 점점 성숙함에 따라 3단계부터는 차례대로 EBITDA(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순이익) 현금흐름 주가수익비율 주가순자산배율(PBR) 등 일반 주식을 평가하는 잣대들을 사용한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방식이다.

▽국내 인터넷기업은 아직 1단계〓골드만삭스의 이같은 평가방식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성장성이 돋보이는 인터넷기업이라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보통주’가 돼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것.

아직까지 코스닥시장 정보기술(IT)주 장세는 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계속 팽창할 것으로 보고 외국인들이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는 게 대신경제연구소의 시각.

대신측은 하지만 코스닥을 대표하는 첨단기술 업체들이 2단계로 접어들면서 뚜렷한 매출액 증가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주가가 폭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점차 주식편입비중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대체종목으로는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홈쇼핑업종 및 신규등록종목, 거래소시장의 증권주 핵심블루칩 국민주 등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