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통신망]ADSL등 직접 사용해보니

  • 입력 2000년 2월 13일 20시 37분


과연 ‘초고속’일까.

초고속 인터넷업체들이 ‘100배 빠른 인터넷’‘ADSL보다 5배 빠른 속도’ 등 현란한 광고 문구로 가입자를 현혹하고 있다. ADSL 케이블TV모뎀 HDSL 등 업체들은 저마다 10Mbps의 ‘초고속’을 내세우지만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광고와는 딴판이다.

▽ADSL서비스는 빨라야 1∼2Mbps〓ADSL은 기존 전화선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적용, 고속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한 방식. 음성 대역 보다 훨씬 위쪽의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화를 사용하면서도 고속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다.

특히 전화선은 가정에서 전화국까지 1대1로 접속되기 때문에 전화국까지는 대략 8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전화선이 낡았거나 오래된 가옥의 경우에는 속도가 떨어지고 전화국에서 반경 3.5㎞까지는 제 속도가 나오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거리에 비례해 속도가 떨어진다.

특히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컨텐츠를 갖고 있는 컴퓨터 서버의 용량 부족과 이 서버 컴퓨터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사이 전용선의 용량 부족, 접속자 수에 따른 인터넷망의 용량 부족 등으로 실제 속도는 최대 1∼2Mbps에 불과하다. 최대 시속 350㎞의 포르쉐 자동차를 몰더라도 고속도로에서는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있지만 톨게이트에서부터 도로가 좁아지고 차량이 늘어나면 시속 20∼30㎞ 수준으로 정체되는 것과 마찬가지.

▽케이블TV모뎀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의 허상〓드림라인 두루넷 등이 제공하는 케이블TV 모뎀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은 케이블TV방송 목적으로 설치된 가입자 동축망을 활용해 초고속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광케이블과 연결되는 셀당 100∼150 가입자를 수용해야 대략 1Mbps의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사업자들은 셀당 400 가입자까지 수용하는 실정이어서 실제로는 500Kbps 정도의 속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특히 광고에서는 최대 10Mbps의 초고속을 내세우지만 이는 셀당 최대 지원 속도일 뿐 현실적으로 100가입자 이상이 나누어쓰기 때문에 이 속도는 불가능하다.

나뭇가지 모양으로 가입자 구간이 나눠지기 때문에 윗단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하단에 영향을 미쳐 속도 저하나 끊김 현상이 잦은 것도 단점이다.

▽HDSL의 과장 광고〓HDSL은 하이퍼DSL이란 변형 방식으로 건물 내부의 기존 전화선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것. 이론상의 속도는 10Mbps지만 좋지 않은 전화 동선을 사용하고 1∼2M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외부 인터넷망과 연결되며 이를 다시 수십∼수백 가입자가 나누어쓰기 때문에 속도는 최대로 잡아도 1Mbps이고 평균으로는 500Kbps 수준이다.

따라서 ‘ADSL보다 5배 빠른 속도’‘10Mbps’라는 광고는 과장이다. 하지만 비용이 월 1만∼2만원으로 기존 서비스보다 싸고 안정적이어서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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