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 "없어서 못팔아요"… 전반전 가격하락에 기인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없어서 못팔아요.’

뉴밀레니엄에 접어들면서 국내 PC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터넷붐을 타고 PC 수요가 폭증하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

업체에 따라 주문 후 물건을 받기까지 일주일은 기본이고 심지어 보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인 삼성전자는 1월 한달간 12만대의 PC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월의 6만9000대에 비해 2배 정도돼며 2월 공급물량도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모두 주문이 마감될 전망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문하면 하루만에 배달됐으나 지금은 일주일, 펜티엄Ⅲ 등 인기모델은 보름 이상 배달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3만1000대를 판매한 삼보컴퓨터도 지난달 8만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LG-IBM,대우통신도 각각 2만2000대와 2만대를 팔았다. 인터넷PC사업자인 현대멀티캡은 지난해 1월 8000대에서 3배 가까운 2만2000대를 판매했다. 이처럼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PC업체들은 생산라인을 2교대 체제로 전환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처럼 수요가 밀려들자 PC업계는 정례적으로 실시해온 할인행사 등 마케팅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품귀현상이 인터넷붐 외에도 △Y2K문제를 우려했던 대기수요 △대리점의 물량확보 경쟁 △인터넷PC 등장 후 전반적인 가격하락 △풍성했던 연말 보너스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지연 사태는 설 연휴가 끝나면 다소 나아지겠지만 졸업, 입학시즌 및 신학기 수요가 2월과 3월에 집중돼 PC 품귀현상은 3월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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