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1세대 제2창업 열풍…새 인터넷사업 진출 잇따라

  • 입력 1999년 12월 29일 19시 58분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 벤처기업 붐을 몰고온 1세대 창업가들이 속속 제2의 벤처창업에 나서 화제다.

허진호(許眞浩·38)아이네트사장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아이네트를 떠나 내년 1월말 새 인터넷기업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아이네트의 대주주인 미국 PSI넷측에 사직서를 냈다.

그의 새로운 사업아이템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른바 ‘기업전용 인터넷포털’사업. 허사장은 이를 위해 10여명의 인터넷전문가를 창업멤버로 모았다면서 “94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제공한 아이네트의 사업이 이제 제 궤도에 올라 할 일이 줄었다”며 “제2의 창업으로 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에 재학중이던 89년 한글과컴퓨터사를 설립해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이찬진(李燦振·34)씨도 올해 5월 한글과컴퓨터를 떠나 인터넷회사 ㈜드림위즈를 설립, 제2의 벤처인생을 펼치고 있다.

이사장은 10월초부터 ‘생활인터넷’이라는 이색 인터넷포털 서비스(www.dreamwiz.com)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쉬리’의 강제규필름과 손잡고 인터넷 영화포털 사업도 추진중.

국내에 인트라넷 붐을 몰고 온 웹인터내셔날(현 한국디지탈라인)의 윤석민(尹錫敏·32)사장은 97년 월스트리트저널과 비즈니스위크지가 ‘한국이 낳은 제2의 빌게이츠’라고 극찬한 인물. 윤사장은 지난해 9월 웹인터내셔날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올해초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IMF를 겪으면서 세계 공황이 올 것으로 보고 회사를 정리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벤처사업으로 다진 ‘끼’가 발동해 올해 9월 ㈜e라이프21을 설립하고 내년 1월1일부터 국내 최초의 인터넷가족커뮤니티 서비스(www.e―life21.com)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창업에 대해 “벤처기업의 성공엔 CEO의 자질과 브랜드 가치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신생기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들이 시작한 사업분야가 공교롭게 모두 인터넷인 만큼 이 분야에서 벤처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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