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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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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트(한국CA). 이 회사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Y2K 휴가’를 실시한다. 휴가기간은 2000년 1월1일부터 열흘간.
▼연말연초 휴가 실시▼
장기간 휴가를 주는 이유는 Y2K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 주양예 대리는 “PC와 서버 등 전산시스템이 뉴밀레니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한 뒤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뜬 눈으로 뉴밀레니엄을 맞이해야 하는 비상대기팀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달콤한’ 유급 휴가를 즐길 전망이다.
일이 생기기 전에 준비하기로 소문난 주한 외국기업들은 새 천년을 맞아서도 준비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소비재 상품을 판매하는 미국계 A사는 12월30일부터 1월7일까지 서울시내 모 특급호텔의 방을 예약했다. 입주해 있는 건물의 인프라를 점검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비상발전시설을 갖추고 있는 호텔을 택한 것. 미국 본사와의 연락체계는 한순간도 끊어져서는 안된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자코리아는 Y2K문제와 관련한 고객성명서를 마련해 곧 발표할 예정. 2000년을 전후한 몇달간은 은행거래서와 투자 및 대출서류 등 개인적 금융서류를 보관하고 해외여행시 비자카드외 여행자수표의 준비를 권장할 방침.
비자코리아는 또 고객들에게 Y2K와 관련해 개인 계좌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니 이러한 정보요청에 절대 응하지 말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신제품 개발도 중단▼
세계적 소프트웨어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월1일부터 2000년 3월1일까지를 Y2K 비상기간으로 정했다. 윈도와 MS오피스를 비롯한 자사 제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전산시스템의 오작동을 우려해 이 기간중 신제품 개발업무를 일시 중단할 방침이다.
이밖에 Y2K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컴퓨터회사들은 뉴밀레니엄을 더욱 경계한다.
“고객을 찾아 Y2K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너무 오래돼 주소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주인이 여러번 바뀐 경우에는 점검하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미국계 중대형 컴퓨터회사 관계자)
한국HP는 차장급 직원 한명을 Y2K매니저로 임명했다. 다른 업무는 전혀 맡지 않은 채 Y2K위기관리팀만을 챙기는 그는 뉴밀레니엄을 전후해 ‘슬리핑백 신세’를 각오하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한 뒤 이를 수습하려면 비용이 더 든다”면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쏟아질 비난과 기업이미지 추락도 걱정거리중 하나”라고 전했다.
▼월급 앞당겨 지급도▼
국내최대 인터넷포털서비스업체인 야후코리아는 Y2K버그로 인한 전산시스템의 오작동에 대비해 예비 서버를 들여놨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서버를 교체, 네티즌들의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방침.
다국적 컨설팅회사 한곳은 12월25일부터 2000년 1월15일까지 외국 여행을 전면 금지시키고 Y2K비상키트 비축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월급도 앞당겨 지급키로 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