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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4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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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영욱(李榮旭·38·천문우주학과)교수팀은 그동안 천문학자들이 성단(星團)이라고 생각해온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천체가 성단이 아니라 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내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지 4일자에 발표했다.
네이처지는 이교수의 논문을 표지에 소개하고 해설기사와 함께 비중있게 다뤘다.
이교수의 연구결과는 우리은하의 생성비밀을 푸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우리은하가 120억년전 수십개의 왜소 은하들이 충돌 합병하여 만들어졌다는 최신 학설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서울대 이명균(李明均·천문학과)교수는 “이교수의 연구결과는 거대한 가스구름(星雲)의 중력수축을 통해 우리은하가 생성됐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천문학적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센타우루스 오메가 천체가 은하임이 입증됨으로써 이 은하는 우리은하와 1만5000광년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장 가까운 은하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교수는 “미국 유럽 호주 등 세계 천문학계는 40여년간 우수한 관측장비로 센타우루스 오메가 천체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해왔으나 실패했다”며 “열악한 국내 천문학 환경을 고려할 때 이번 발견은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성단이라면 별들의 생성시기가 같고 화학조성도 같아야 하는데 오메가 천체는 별들의 나이가 20억년가량 차이가 나고 화학조성도 달라 은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교수의 연구팀중 대학원생 2명은 2년전 칠레의 안데스산맥에 위치한 세로톨로로 미국국립천문대까지 찾아가 이 천체를 세밀하게 관측했다.
이교수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2001년 발사할 예정인 우주망원경 계획에 참여하고 있고 국내 과학자 가운데 해외저널에 과학기술 논문인용빈도가 가장 많은 인물이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이영욱교수팀 발견 센타우루스 오메가 천체▼
이영욱교수팀의 연구에 의해 은하로 밝혀진 센타우루스 오메가는 지구 남반구에서만 관측되는 천체. 태양계로부터 1만5000광년 떨어져 있어 이제까지 발견된 은하 중 우리은하와 가장 가깝다.
지금까지는 지구와 7만8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왜소은하’가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로 알려져 왔다.
우리은하에서 가장 큰 성단으로 알려져온 센타우루스 오메가 천체는 수십년간 세계 천문학자들의 주요 연구과제였다. 이교수에 의해 이 천체의 정체가 은하임으로 밝혀짐으로써 과제가 해결된 셈.
10억개 이상의 별을 가진 왜소은하였던 센타우루스 오메가 천체는 100억년 전 우리은하의 외곽으로 다가와 충돌한 후 대다수의 별이 우리은하에 흩어지고 현재는 100만개의 별로 구성된 핵부분만 남아 있다. 나선형의 우리은하에 속한 별의 수가 약 1000억개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
현재 우리은하 주변에는 우리은하보다 100배 이상 크기가 작은 왜소은하가 10여개 존재하고 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