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주범은 車매연"…도시 환자발생 급증

  • 입력 1999년 8월 18일 19시 25분


자동차 매연이 폐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환경부가 18일 한국중앙암등록 연례보고서에 나타난 폐암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7년 도시지역 폐암 발생은 7019명으로 91년의 3422명에 비해 105% 증가했다.

반면 농촌지역인 읍면지역의 폐암 발생 인구는 97년 1736명으로 91년의 1931명에 비해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도시지역의 폐암 발생비율은 점차 늘어나는 반면 읍면 단위 농촌지역의 폐암 환자는 매년 줄고 있는 것.

환경부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은 도시지역의 자동차 매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를 명백히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91년 4329만6000명이던 국내 인구는 97년 4599만1000명으로 6% 증가한 데 비해 폐암 발생은 5353명에서 8755명으로 6년간 64%나 늘어나 인구증가율에 비해 폐암 발생이 10배 이상 많았다.

또 이 기간 도시지역 인구는 3359만9000명에서 4097만2000명으로 22% 증가했으나 폐암 발생 증가율은 105%나 돼 도시지역의 경우 폐암 발생 증가율이 인구증가율보다 약 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오염물질은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등으로 폐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입자의 직경이 10㎛ 이하인 미세먼지다.

특히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는 95% 이상이 입자의 직경이 2.5㎛이하로 폐 깊숙이 침투해 폐암 등 폐질환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 3개국의 공동 조사결과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심장과 호흡기 질환으로 연간 3개국 인구의 0.03%인 2만1000명이 사망하며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약 1만명)보다 많다는 것.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디젤에서 배출된 입자물질이 ㎥당 3.7㎍이며 이로 인한 발암 가능성이 1000만명당 1만1100명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추정방식을 서울에 적용하면 서울의 미세먼지 중 디젤 입자물질은 ㎥당 27.3㎍이며 이로 인한 발암 가능성은 서울인구(1000만명 기준) 중 약 8만1900명이 된다는 것.

연구원측은 “국내에서는 매연과 폐질환의 직접적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조사가 미흡하지만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폐질환 원인의 55%가 매연으로 조사돼 매연이 담배보다 더 유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미국 151개 대도시 성인 5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가 많은 도시의 사망률이 평균치보다 17% 높게 나타났다”며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경유차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배 가량 많은만큼 매연으로 인한 폐질환 환자는 더 많을 것”이라며 설명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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