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 「우먼파워」…여성네티즌 30%선 육박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1분


인터넷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10%대에 불과했던 여성 인터넷 이용자 비율이 30%선까지 올라선 것. 아직도 남성에 비해 이용자수는 적지만 증가속도가 빨라 남성쪽으로 치우친 국내 인터넷 이용인구가 머지않은 장래에 균형을 이룰 전망이다. 연령층이 젊을 수록 여성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상지로 사이버 경제가 가장 발달한 미국은 이미 인터넷 이용자의 남녀 비율이 뒤집혔다. 불과 3년전만 해도 8대2로 남성이 우세했으나 최근 조사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진 것. 세계최대의 PC통신업체인 AOL(가입자 1900만명)도 여성가입자가 53%로 남성보다 많다. 대다수 인터넷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점차 생활화되면서 여성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성층의 증가가 전자상거래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여성 인터넷 이용자 현황〓PC통신 천리안의 경우 93년 여성 비율이 12%에 불과했으나 △94년 15% △95년 19% △96년 23% △97년 27% △98년 32% 등으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등도 마찬가지로 연령이 내려갈수록 남녀 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특징. 유니텔에 따르면 연령별 가입자중 여성 비율은 13세이하가 42.4%로 가장 높았으며 △14∼18세 32.5% △19∼30세 36.0% △31∼40세 15.8% △41∼50세 13.3% △50세 이상 12.2% 등의 순서였다. 290만명으로 국내 최대의 회원수를 보유한 인터넷 포털서비스 ‘다음(www.daum.net)’도 전체의 46%가 여성이어서 출발점에서 뒤진 여성 네티즌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성을 잡아라’〓무엇을 언제 얼마나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역할은 남편보다는 가정경제권을 쥔 주부들의 몫. 백화점 등에서 여성고객에 포커스를 맞춰 다양한 판촉행사를 벌이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인터넷에서도 여성 네티즌이 늘어나면서 사이버쇼핑몰 진열상품과 마케팅전략이 여성 취향으로 바뀌고 있다. 천리안은 9월부터 경품을 내걸고 여성고객 유치 행사를 계획중이며 인터넷 포털서비스들은 여성 네티즌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미용 의상 등 여성에 특화된 서비스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 이밖에 아이지아(www.izia.com)와 코스메틱랜드(www.cosmetic.co.kr) 등 여성전용 포털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어 사이버공간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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