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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30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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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야외로 나들이 나갔다면 여름 밤하늘을 놓치지 말자. 요즈음부터 8월 중순까지가 한해중 유성우를 가장 많이 뿌려대는 별자리들이 하늘을 수놓는 이른바 ‘별똥별의 전성기’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장마가 지나면 이번엔 별똥별의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귀뜀한다.
별똥별이 특정한 별자리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지구로 떨어지는 것을 ‘유성우’라고 부르는데 일년중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유성우의 절반 이상이 8월에 몰려있다.
가깝게는 다음달 2일의 염소자리 유성우, 8월 6, 7일경에는 물병자리 유성우, 7월말부터 20일까지에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볼만하다.
염소자리 유성우와 물병자리 유성우는 자정 이후 남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데 이들 별자리를 중심으로 시간당 5∼20개 정도의 별똥별이 하늘을 장식한다.
북동쪽 하늘에 나타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별똥별 군단이다. 해마다 8월 12, 13일쯤 최고치에 달하며 이때는 시간당 무려 50∼100개의 별똥별이 소나기처럼 흰 줄을 그리며 출현한다.
이 유성우의 비밀은 1830년 ‘스위프트 터틀’이란 이름의 모(母)혜성이 발견되면서 밝혀졌다. 이 혜성은 135년의 주기로 태양에 접근하는데 최근에는 지난 92년 태양에 접근하면서 혜성의 파편이 지구로 돌진, 화려한 유성우를 보여주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126년경에도 굉장한 유성우의 우주쇼가 페르세우스 자리에서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월간 ‘별과 우주’를 창간한 천문우주기획의 이태형대표는 “초보자들이 별똥별을 잘 관찰하기 위해선 밤하늘을 똑바로 응시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매직아이를 보듯 눈의 초점을 풀고 하늘을 넓게 봐야 많이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별똥별을 잘 관찰하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우선 유성우는 자정을 넘겨 새벽이 돼갈수록 더 많은 별똥별을 뿌리기 때문에 ‘새벽 하늘’을 주로 공략해야 한다. 이 시간대에는 운이 좋다면 매우 밝은 빛을 내거나 섬광과 긴 꼬리의 여운을 남기며 추락하는 별똥별을 만날 수 있기 때문.
또 밤낚시를 즐기듯 별똥별을 편안하기 보기 위해선 누워보는 것이 가장 좋다. 상식이지만 도시보다는 시골의 밤이 더 좋다. 공기가 맑은 시골 하늘에선 적어도 1시간에 1, 2개의 별똥별을 볼 수 있기 때문.
별똥별의 대부분은 혜성에서 떨어져나온 찌꺼기. 이런 물질은 지구 대기권에 들어올 때까지는 ‘유성체’라고 부르다가 대기권에 진입해 산화, 붉은 빛을 내며 탈 때는 ‘별똥별’이라고 부른다.
‘유성을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실제 유성을 본 사람이라면 너무 짧은 순간에 사라지는 아름다움에 탄성만 지르고 만다. 그래서 천문가들은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미리 각각의 소원에 번호를 붙여두었다가 별똥별을 보는 즉시 그 숫자를 부르면 많은 소원을 빌 수 있다”고 요령을 가르쳐준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