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기술의 明과 暗]

  • 입력 1999년 4월 2일 19시 27분


꿈을 실현해주는 ‘가상현실(VR)’에도 인간에게 해로운 부작용이 있다. 현실처럼 화려한 VR시스템도 분명 현실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사람은 멈춰 있는데 영상이 움직인다. 따라서 가상현실에 들어가려면 먼저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장 김형곤박사는 “VR 스튜디오를 처음 접하는 사람의 경우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어지러움, 심한 경우 가슴이 울렁거리며 구토 증세까지 보인다”고 지적한다. 간단한 화면 움직임을 통해 워밍업을 한 다음 가상현실로 들어가야 한다.

거꾸로 오랜 시간동안 가상현실에 있다 나올 경우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가상현실에 익숙해졌기 때문.

그래서 미국에서는 가상항공훈련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훈련을 받은 파일롯들은 일정기간 ‘진짜’ 항공기에 탑승치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박사는 “따라서 가상현실을 경험한 뒤에는 반드시 ‘현실 적응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당부한다.

VR기술은 공포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예를 들어 고소공포증 환자의 경우 가상현실에서 높은 곳에 마음껏 올라가 높이에 익숙해지도록 치료를 받으면 효과가 있다는 것.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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