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애니메이션 미래」 모인다…5월 센터 개관

  • 입력 1999년 2월 28일 19시 00분


‘남산을 한국 애니메이션의 메카로.’

서울 남산 자락에 젊은세대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곳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이달초 입주가 시작된 중구 예장동 서울예전 옆 서울산업진흥재단내 신축 4층건물에 있다. 벌써 11개팀의 70여명이나 되는 ‘벤처 만화가 집단’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서울시가 지난해 국내시장 기준으로 매출액이 1조5천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만화 및 애니메이션 분야를 육성 지원하기 위해 만든 곳. 시는 입주업체들에 작업공간인 창작지원실과 3억5천만원 상당의 각종 애니메이션 제작 및 편집장비들이 설치된 공동작업실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입주 업체들의 부담은 평균 1백만원의 임대보증금과 월 10만원 안팎의 임대료 뿐. 때문에 입주경쟁은 치열했다.

입주를 신청한 업체는 60개. 그러나 엄격한 심사 끝에 11개만 입주가 허가됐다. 이중에는 영화 ‘꽃잎’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애니멀’처럼 이미 이름이 알려진 업체도 여럿 있다. 제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축제(SICAF)에서 대상을 수상한 퓨처아트(대표 나기용감독), ‘용가리’ ‘아마겟돈’의 캐릭터작업에 참여한 뒤 독립한 최승준사장(28)의 ‘캐릭터 존’ , 한국적 애니메이션을 지향하는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 애니메이션동아리 ‘동그리미’팀이 그들.

애니메이션센터는 5월초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센터에 있는 10평 남짓한 창작지원실은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벽을 메우고 5∼8명씩 밤샘작업을 하는 모습도 일상적인 풍경이 될만큼 작업열기가 뜨겁다.

이 건물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20대 중반이나 후반. 퓨처아트팀 같은 30대는 아예 ‘중년’취급을 받을 정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최은경팀장은 “젊은 애니메이션 벤처그룹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하청작업을 주로 해온 한국 만화계의 위상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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