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정복」시리즈 치료요법 논란, 검증후 방영결정

  • 입력 1999년 1월 17일 20시 17분


의학계의 반발로 방영이 유보된 KBS1TV ‘암은 정복된다’와 관련(본보 15일 A21면 참고), KBS는 이달말 나머지 2,3편의 방영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한의학관계자의 입회 하에 문제가 된 ‘파동의학’기법의 암검진율 등을 공개검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프로 방영여부를 놓고 관련단체의 이해가 맞물려 방송사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이는 암치료의 대체요법으로 제기된 ‘파동의학’의 의학적 근거를 문제삼은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에 대한한의사협회가 반박하고 나선데서 비롯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5일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은 평소 한의학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며 “KBS는 특정집단의 요구만을 수용,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어쨌던 KBS는 엄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학프로의 방영과 관련, 지나치게 안이한 자세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안밖으로부터 받고 있다.

제작사인 ‘제이프로’는 KBS가 방영 1년여전부터 이 다큐가 특정병원의 의료기법을 소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1편 방영직후 대한의사협회의 항의가 있었다고 해서 뒤늦게 후속편의 방영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

‘암은…’은 이미 97년에 방송위원회 선정 우수기획물로 꼽혀 제작지원금 3천만원을 받은데다 ‘제이프로’는 지난해 중반부터 방영 중인 KBS2TV 의학다큐 ‘영상기록 병원24시’를 제작하고 있어 충분한 사전논의를 거쳤다는 것.

‘제이프로’의 전형택PD는 “2부에서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방사선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3차례의 실험에서 파동기법으로 80%이상의 암검진율을 기록한 장면이 나갈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BS는 중견프로덕션의 제작과정을 일일이 감독할 필요는 없었다는 입장. 편성실의 한 관계자는 “‘제이프로’는 97년에도 ‘대체의학 현장을 가다’ 등을 제작한 프로덕션이어서 ‘암은…’의 제작과정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알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 항의가 워낙 완강해 일단 방영유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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