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컴퓨터,1899년생 1999년으로‘착각’

  • 입력 1999년 1월 6일 07시 45분


컴퓨터가 99년을 ‘작동중지’로 잘못 읽는 ‘99버그’와 유사한 사고가 5일 서울 삼성서울병원에서 일어났다.

이날 오전 1시40분경 S그룹 계열사 대표의 어머니인 조모씨(서울 은평구 대조동)가 급성폐렴 등의 증세를 동반한 노환으로 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조씨는 1899년생.

응급실 여직원 강모씨(22)가 입원수속을 위해 조씨의 주민등록번호 ‘991226―×××××××’를 입력하자 컴퓨터에서 당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40여명의 기록이 모두 지워지고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 강씨가 아무리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도 소용없었다. 강씨의 얼굴도 하얗게 변했다. 혹시 ‘99버그’로 병원 전산망이 꺼지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

결론은 싱거웠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전산실 직원이 컴퓨터를 끄고 조씨의 출생연도를 1901년생으로 바꿔 가공의 주민등록번호인 ‘011226―2000001’을 입력하자 모든 프로그램이 정상가동됐다.

정보통신부의 ‘컴퓨터2000년 문제대책반’ 신순식(申舜植)과장은 “출생연도를 두 자릿수만 인식하도록 돼 있는 주민등록 인식 프로그램의 오류”라면서 “컴퓨터 운영 자체를 중단시키는 99버그나 밀레니엄버그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

다른 병원이나 기업에서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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