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예니영향]포항「물바다」…주민들『이런비 처음봤다』

  • 입력 1998년 10월 1일 06시 53분


태풍 예니의 영향으로 포항이 물에 잠겼다.

29일부터 30일까지 6백㎜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포항시는 30일 오후부터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기 시작해 전기와 수돗물이 끊기고 교통이 두절됐다.

오후 5시반경 장흥동 포항변전소가 침수되자 한국전력 포항지점이 누전에 대비해 오후 7시부터 지곡동 송도동 등 9개동 3만여가구에 전기공급을 끊어 10만여 주민은 암흑의 밤을 보냈다.

또 남구 연일읍 유광정수장의 가동이 중단돼 시내 전역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으며 조양전원아파트 등 6개 아파트 2천여가구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도 중단됐다.

도로 침수도 잇따라 경주∼포항간 산업도로인 남구 연일읍 외팔교 주변지역이 물에 잠기며 이날 오후 6시부터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이에 따라 차량의 시내진입이 중단되고 경주를 통해 포항으로 가는 차량들은 경주시 강동면에서 포항시 북구 흥해읍으로 통하는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했다.

인명과재산피해도 잇따라 2백15가구 1천1백여명의이재민이포항실내체육관 등 8개 지역에수용돼밤을 지새웠으며 포항시일대 농경지2백10㏊가침수되는 피해를 보았다.

또 포항시 남구 대잠동 성모병원 옆 대잠못의 둑 일부가 유실되면서 1만여t의 물이 시내로 흘러들어 이 일대 가옥들이 침수됐으며 경북 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인 죽도시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침수돼 6백여명의 상인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세계3리 최용운씨(76)는 “평생 이렇게 많은 비는 보지 못했다”며 “마치 양동이로 물을 쏟아붓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포항〓정용균기자〉jyk061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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