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6개월만에 32억원어치 수출…日컨텐츠 시장 진출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회사를 설립한지 불과 6개월도 채 안된 무명의 벤처기업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컨텐츠(컴퓨터 가공정보) 시장에 진출, 32억원어치의 수출건을 따내 화제다.

‘문화 컨텐츠로 해외 시장을 뚫자’는 각오 하나로 지난 해 11월 설립한 신예 기업 DB&소프트(대표 박준·朴濬·33). 이 신생 벤처기업이 ‘클래식음반 데이터베이스(DB)’라는 컨텐츠 하나로 일본 유수업체를 제치고 일본 국회도서관에 정보 공급을 맡게 된 것. 전문 컨텐츠 수출로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DB&소프트는 처음부터 해외 수출쪽에 눈독을 들였다. 다른 신생 컨텐츠개발업체들이 PC통신 정보제공업(IP)쪽에만 과도하게 몰려들어 실패하는 것을 숱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박사장의 경력도 이채롭다. 박준사장은 서울대 법대 공법학과를 수석 졸업한 수재. 그러나 그는 법조인의 길을 걷지 않고 문화 컨텐츠 개발이라는 정보분야로 인생진로를 바꿨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그 때 시간이 남아 클래식을 들으면서 음반 정리 작업을 해본 것이 계기가 되어 컨텐츠 개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박사장의 설명.

DB&소프트는 지난 3월말 일본 국회도서관에 5만여개의 클래식음반 자료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보냈다. 이를 받아본 국회도서관측은 크게 만족하는 눈치. 음반 연주가 작곡가 정보에 사진과 음악 샘플까지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고 손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 걸음마를 막 시작한 이 회사의 꿈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박사장은 “클래식음반 DB를 다른 나라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현재 개발중인 PC게임과 만화 컨텐츠를 가지고 세계 시장을 제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02―3445―9221.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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