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광고전자우편 막아라』…「스팸메일과 전쟁」선포

  • 입력 1998년 4월 8일 19시 19분


PC통신이나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개인편지함에 수북이 쌓여있는 광고용 전자우편(스팸메일)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한 사용자가 수천통의 편지를 한꺼번에 보내는 스팸메일 때문에 받은 사람은 일일이 지우는 불편을 겪어야 하고 PC통신 서비스업체는 시스템의 속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일부 메일은 불법복제 CD롬의 구입을 권유하거나 피라미드식 판매에 뛰어들 것을 권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천리안은 스팸메일 때문에 가입자의 불만이 높아지자 2월부터 ‘스팸메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억제책을 실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가장 크게 효과를 본 방법은 1백통 이상 대량으로 메일을 보낼 경우 시스템이 자동으로 발송속도를 지연시키는 것. 일반 우편을 보내는 것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스팸메일 발송자가 스스로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천리안은 또 가입자가 스팸메일을 거부할 수 있도록 메일통제서비스(go spam)를 제공하고 있다. 상습적으로 스팸메일을 보내는 발송자의 사용자이름(ID)을 최대 50개까지 등록해 이들로부터 오는 메일을 막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스팸메일신고센터에서 신고를 받아 스펨메일 발송자의 ID에 대해 3개월 이상 사용정지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천리안은 이같은 차단법을 통해 스팸메일 신고를 90%나 줄였다.

그러나 다른 PC통신업체들은 ‘천리안식 차단법’이 통신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팸메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골칫거리다. 세계 최대의 PC통신서비스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올해초 1천만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팸메일 발송자들을 고소, 법원으로부터 이들의 메일 발송을 막을 수 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게릴라 전법으로 여기저기서 보내는 스팸메일을 완전히 봉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팸메일과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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