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물취급 구식 프로그래머들,귀하신몸 변신『얼떨떨』

입력 1998-01-14 18:48수정 2009-09-25 23:5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볼’ ‘포트란’ 등 이미 인기가 시들해진 프로그래밍 언어를 주로 다뤄온 탓에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퇴물 취급을 받고 있는 ‘노땅’ 프로그래머들이 올해부터는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을 전망이다. ‘컴퓨터 대란’으로 불리는 컴퓨터의 2000년 표기오류 문제 때문에 국내 정보시스템업체들은 요새 ‘구식(舊式) 프로그래머’의 중요성에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구형 전산망은 2000년이 되면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업무에 엄청난 혼란과 피해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구형 중대형 컴퓨터와 과거에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꼼꼼히 분석한 뒤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 프로그래머들은 ‘자바’‘C++’‘유닉스’ 등 최근 유행하는 분야의 프로그래밍에는 능통한데 비해 구형 전산망엔 거의 ‘까막눈’이다. 따라서 과거에 직접 전산망을 구축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든 경험을 가진 옛 프로그래머들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래머 이모씨(40)의 경우. 그는 80년대에 ‘코볼’ 프로그래밍을 하며 중대형 컴퓨터 기반에 금융전산망 전문가로 일했다. 90년대 초반 인터넷과 네트워크 붐이 일고 ‘C++’‘자바’‘유닉스’ 등을 다루는 신세대 프로그래머들이 속속 밀려들면서 그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컴퓨터 분야가 그만큼 급속도로 발전해온 탓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에게 지난해말 느닷없이 D업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연봉도 높고 기타 조건도 괜찮았다. 이 회사는 2000년 문제를 풀기 위한 구형 전산망 분석을 맡은 프로그래머가 필요해 이씨를 채용했다. 이씨의 경우는 아직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그러나 미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1,2년전부터 ‘구세대 프로그래머 구하기’에 한창이다. 이들 나라의 구세대 프로그래머는 연봉에서도 신세대 프로그래머보다 1.5∼2배를 더 많이 받고 있다. 그만큼 ‘희귀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업정보컨설팅업체인 올랩컨설팅의 박형주이사는 “불경기가 겹쳐 정보시스템업체간에 전산망 수주 경쟁이 더욱 뜨겁다”며 “아마도 국내에서는 구세대 프로그래머에 대한 인력 수요가 올 상반기말이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래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