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고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서비스 무선호출기(삐삐). 한국은 삐삐 가입자가 현재 1천4백만명을 넘어서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무선호출 가입 대국이다. 인구 대비 보급률은 32%로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러한 급속한 삐삐 보급 탓에 「삐삐의 황금기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는 위기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무선호출업계의 새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작전은 강한 흡인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선 해피텔레콤의 화려한 등장이다. 지난 5월 고속삐삐 서비스를 간판에 내걸고 무선호출사업에 뛰어든 이 회사는 매일 1천∼2천명의 새 가입자를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가입자는 지난 20일 19만4천명을 넘어섰다.
고속무선호출 서비스는 단순히 「삐삐를 빠르게 쳐준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고속 호출의 뜻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이 속도가 빠른 만큼 삐삐를 통해 뉴스 증권 금융 등 풍부한 정보 제공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피텔레콤이 시작한 고속삐삐는 SK텔레콤 서울이동통신 나래이동통신으로도 확산돼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해가고 있다.
여기에 업체마다 단순 호출 서비스에서 벗어나 삐삐와 옥외 전광판 연계 뉴스 및 스포츠속보 바이오리듬 위성시계같은 「콘텐츠(내용)」 위주의 서비스를 내세우며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SK텔레콤은 012 인터넷 서비스를 이르면 10월부터 시작한다. 가입자의 삐삐 번호에 「@netsgo.com」을 붙여 인터넷 전자메일주소를 부여해주는 것. 세계 어디서나 메일을 보내오면 삐삐로 알려주고 음성 메시지로 들을 수 있는 새 서비스다.
게다가 내년에는 한국통신기술협회(TTA)에서 한국표준 프로토콜(통신규격)을 선정한다. 이것이 확정되면 무선호출 사업자들은 양방향 호출과 음성호출 등의 차세대 삐삐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어 또한번 삐삐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