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과 장부(帳簿)는 이제 필요없다」.
손때 절은 장부 대신 노트북 컴퓨터로 무장한 영업사원들이 판매현장을 누비고 있다.
동양제과 서울 성수1영업소. 김준배(金俊培·33)소장 등 11명의 팀원이 일하는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슈퍼마켓 등 각 매장을 돌아다니는 이들은 과거 「영업외적인」 일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장부 작성하는 일이었다.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물량을 맞춰보고 하다보면 실수가 잦아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러나 요즘은 소형 노트북 컴퓨터가 이 모든 일을 아주 간단히 해낸다. 회사측이 2년전부터 1천1백여명의 모든 영업사원에게 지급한 노트북에 과자류 등의 박스에 찍힌 코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만사 OK」다. 현장에서 바로 판매명세서까지 출력돼 나온다. 점주에게 건네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종전에 30분 이상 걸리던 것에서 대폭 단축됐다.
김소장은 『뿐만 아니라 일일 판매집계와 재고파악, 월말보고 등을 따로 할 필요가 전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영업사원들의 오랜 꿈이던 「장부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온 것이다.
대한투자신탁도 2년전 김종환(金鍾煥)사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영업사원들의 일하는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정보화를 강조한 김사장은 54개 점포의 섭외담당 영업사원들에게 2백50만원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일괄 지급했다. 영업사원들은 이 노트북을 들고 고객이 원하는 곳이면 즉시 달려가 「이동 영업소」를 열고 있다. 어디를 가든 본사의 컴퓨터에 수록된 자료와 접속해 고객에게 창구에 직접 온 것과 같은 수준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는 이 「이동 영업소」가 더욱 빛을 발한다. 회사측은 영업사원들이 참가하는 노트북 경연대회를 열어 빠른 정보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