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권 「용산 천하」흔들린다…국제전자센터등 속속 등장

  • 입력 1997년 7월 7일 08시 20분


컴퓨터 및 전자 상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지난 3월말 문을 연 지상 24층 규모의 국제전자센터와 구의동에 내년초 선뵐 39층짜리 테크노마트21이 용산 전자상가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신원종합건설이 조성한 남부터미널 앞 국제전자센터는 강남과 분당에서 일산까지 지하철 3호선의 동선, 그리고 과천 성남 평촌 산본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프라임산업이 건설하고 있는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옆 테크노마트21은 광진구와 함께 송파 잠실 구리 남양주, 그리고 지하철 2호선 연결 지역을 상권으로 잡았다. 국제전자센터의 1∼10층은 상가로, 나머지 층은 금융기관 오피스텔 사무실 식당으로 분양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국제전자센터에 들어간 업체는 모두 4백60여개. 이 가운데 컴퓨터 매장은 1백50여개, 가전 매장은 60여개다. 테크노마트21은 컴퓨터 8백50개, 가전 6백70개, 수입가전 7백70개, 기타 2백70개 업체에 분양이 완료됐다. 그러나 이들 상가는 컴퓨터 분야만 해도 1천5백여개 업체를 거느린 용산에는 필적하지 못한다. 전자상권의 지각변동이 당장 「중심이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 매장이 많을수록 다루는 품목이 다양하고 값도 내려간다. 용산에는 시시콜콜한 부품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없는 게 없다. 「이런 제품이 있으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으로 뒤져보면 실제로 나온다. 예컨대 TV수신카드 대신 쓸 수 있는 외장형 TV수신박스가 있다. 형광등을 켜고 끌 수 있는 리모컨도 판다. 입맛이 까다로운 고급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다른 소비자들을 「다단계」로 물고 오기 때문. 용산은 전국 전자상권의 중심축이다. 도매업체에 물건을 「도도매(都都賣)」하는 딜러들은 많은 물량을 최저가에 확보한다. 이 물건은 「역외」보다 낮은 마진에 용산의 소매점으로 흘러들어간다. 용산의 가격경쟁력은 여기서 생긴다. 국제전자센터와 테크노마트21은 이처럼 막강한 용산을 추격하기 위해 각각 차별화전략을 들고 나섰다. 국제전자센터는 수입가전제품 매장을 한곳에 모아놓았고 통신서비스판매로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전체 매장을 근거리통신망(LAN)으로 묶고 인터넷에 홈페이지(www.epis.co.kr)를 개설, 사이버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프라임산업은 테크노마트21의 19∼24개층을 소프트웨어단지로 운영키로 했다. 1백50개 업체까지 수용할수 있는데 이미 1백28개 업체에 분양을 마쳤다. 『개발에서 제작 전시 판매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소프트웨어의 메카로 키울 계획입니다』(프라임산업 李聖錫·이성석 홍보이사) 프라임산업은 고객을 끌기 위해 10층에는 영화관 12개를, 지하 2층에는 4천7백평 규모의 할인점을 유치했다. 국제전자센터 상가층은 70%만 입주된 상태. 용산도 불경기를 타고 있지만 아직 상권이 정착되지못한 국제전자센터는 더하다. 그러나 용산과 국제전자센터 양쪽에 매장을 연 「사람과 샘틀」의 金政起(김정기)사장은 낙관적이다. 『웬만한 제품은 다 갖추고 있고 값도 용산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아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차차 수요가 일어날 겁니다』 국제전자센터는 입점 업체수에서 다른 상가에 뒤진다는 약점도 안고 있지만 오는 99년초 지상 20층 규모의 「신원프리빌」과 16층 규모의 엔터테인먼트관이 완공되면 이같은 문제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 하나만으로는 상권이 형성되기 어렵죠. 하지만 인근 식당이나 옷가게가 이쪽에 맞춰 업종을 바꾸면서 상가가 잔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국제전자센터 운영업체인 서원유통 崔寅成·최인성 팀장) 『용산과 서초동 구의동은 계속 성장하는 전자시장을 나눠가지면서 역할을 분담할 것입니다』(용산상가 趙慶完·조경완 에스엠시 사장) 시장이 커지면서 용산의 딜러와 도매상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서초동과 구의동은 일정 기간을 거쳐 고유 영역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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