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로봇 월드컵 축구]정보강국 10개국 25팀 참가

  • 입력 1997년 5월 31일 07시 56분


세계 최강의 로봇 축구 군단은 과연 어디일까. 1일부터 닷새동안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벌어지는 제2회 로봇축구 월드컵에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 미국 영국 등 10개 정보기술(IT) 강국에서 모두 25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미국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홈팀의 이점을 살려 로봇축구를 창안한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는다는 각오다. 로봇축구의 승부 결과는 바로 그 나라의 첨단 정보통신 기술력에 대한 평가와 직결된다. 이 때문에 각 팀은 기술력의 자존심을 걸고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을 비롯, △로봇 기술의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미국과 일본 △정밀공학의 선두주자 스위스 △유럽의 자존심 영국과 스페인 등이 출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진짜 축구에서 명실상부한 챔피언으로 군림하고 있는 브라질이 로봇 축구에서도 명승부를 보여줄 것인가도 흥미거리다. 로봇 축구는 탁구대(152㎝×274㎝) 절반 크기의 경기장에서 로봇 3대가 골프공을 상대방의 골문에 차넣어 승부를 가르는 게임. 골키퍼 1대와 선수 2대가 전후반 각 5분간 경기를 펼친다. 보기엔 단순하지만 △공과 상대방을 인식하는 센서 기술 △메인 컴퓨터와 선수를 연결하는 무선통신 기술 △로봇을 재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제어 기술 △공과 선수의 위치를 파악해 스스로 움직임을 판단하는 인공지능 △전체 로봇의 위치를 계산해 알맞은 전술을 짜내는 프로그램 등 각종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선수들은 빠른 스피드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준다. 중거리슛 삼각패스 드리블 펀칭 등 묘기가 속출한다. 경기 규칙도 진짜 축구 못지 않다. 심한 태클을 하면 프리킥이나 페널티킥이 선언된다. 「체력」(배터리)이 다한 선수를 교체하거나 「작전 변경」(프로그램 수정)을 위해 잠시 게임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진은 진짜 축구처럼 3심제. 주심은 선수들이 10초간 공을 못찾고 헤맬 경우 경기를 중단시키고 다시 시작한다. 이번 대회는 1일 벌어지는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5일까지 매일 오후2시부터 대전 KAIST 대강당에서 열린다. 마지막날 열리는 결승전은 인터넷(www.mirosot.org)으로 생중계된다. 〈대전〓홍석민기자〉 ▼ 어느 팀이 셀까 ▼ 「시스템 축구와 현란한 개인기의 대결」. 제2회 마이크로 로봇 월드컵 축구대회의 참가팀 전력을 분석해보면 결국 결승은 힘을 바탕으로 시스템 축구를 추구하는 한국대표팀 「소티」와 현란한 개인기 중심의 미국 「뉴튼」팀의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영국과 스위스 일본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의 우승 준우승 팀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공격에 백두산, 허리에 계룡산, 골 수문장에 한라산을 배치한다. 이들의 최대 강점은 「파워」와 「시스템 축구」. 탱크 바퀴식의 캐터필러방식을 채용, 움직임에 힘이 실려 있다. 특히 선수 3명이 합동으로 펼치는 지역방어 프로그램은 국제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전술. 그러나 슛을 시도하기전 로봇이 위치를 잡는데 시간이 걸려 「문전처리」가 아직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벤처기업이 개발한 「뉴튼」팀은 1초에 60회를 분석할 수 있는 뛰어난 눈(센서)을 갖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들이 만든 「뉴튼」팀은 4륜구동방식을 이용, 로봇 이동이 자유자재인 것이 강점. 특히 골키퍼는 지난해 한국팀과의 대결에서 페널티킥을 모두 막아내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뉴튼」팀은 공수전환 속도가 느려 한국이 빠른 기습공격을 펼 경우 승산이 있다는 분석. 영국과 스위스 스페인 등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팀은 로봇끼리 패스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고 스위스EPFL연구소의「TSTE」팀은 초정밀 모터를 사용, 가장 유연한 기동성을 자신하고 있다. 스페인 기로나대의 「로기2」팀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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