科技硏 「주거공간 표출 가상시스템」 개발

  • 입력 1996년 10월 18일 22시 10분


「金炳熙기자」 부산지사로 갑자기 전근을 가게 된 사이버시대의 K씨. 부산 지리에 깜깜한 그는 급한 대로 인터넷에 올라있는 부산지역의 가상(假想)복덕방에 접속해 보았다. 아내와 함께 컴퓨터를 통해 아파트의 위치와 주변 연결도로, 내부구조와 방의 크 기 등을 두루 살펴본 그는 내친 김에 적당한 집을 골라 바로 계약을 했다. 신혼의 단꿈이 채 깨기도 전에 발령장을 받고 중국 주재원으로 나가 「홀아비」 생활을 시작한 P씨는 요즘 인터넷에 새로 문을 연 가상 카페에서 아내와 데이트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아내와 약속된 시간에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그곳에 갖춰 져 있는 비디오도 보고 게임이나 골프도 함께 하는 것이다. 이같은 일들은 아직 실현되고 있지 않은 가상속의 일. 그러나 초고속통신망 구축 과 PC성능이 높아감에 따라 가상현실(virtual reality)기술이 가져다줄 「꿈의 세계 」 가운데 일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전연구부 고희동박사팀은 인터넷을 통해 모델하우스 를 소개하거나 부동산중개업소, 가상 카페를 꾸밀 수 있는 「주거공간 표출 가상현 실시스템」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최근 실용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중이다. 2억3천 여만원의 개발비를 들여 내년 4월에 시제품이 나오게 될 이 시스템은 3차원 가상공 간을 표출할 수 있는 컴퓨터 언어(vrml2.0)를 사용, 인터넷상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 에 가상의 카페나 복덕방에 들러 검색이 가능토록 했다. 음악과 소리를 집어넣을 수 있고 검색자의 필요에 따라 가상 주택내부의 벽지나 조명 가구위치를 바꿀 수 있다. 건설회사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상 모델하우스를 지으면 비싼 돈을 들여 아파 트 모델하우스를 따로 지을 필요가 없다. KIST는 지난 4월 동아건설이 만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더욱 향상시킨 뒤 올 연말쯤 선보일 계획이다. 고박사는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가상 모델하우스나 복덕방은 기술적으로 1∼ 2년내, 인터넷 카페는 5년후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2000년대에는 안방에 앉아 컴퓨터로 취향에 맞는 주문형 주택을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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