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비행 中 전투기, 日 자위대기에 30m 접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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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동북아/요동치는 패권경쟁]
우발적 충돌 위기… 日, 中에 항의

중국과 일본의 중첩된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중일 항공기가 30m까지 접근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자칫 우발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가 벌어지자 양국은 서로 항의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일본 방위성은 24일 동중국해 공해 상공을 비행 중이던 자위대기 2대에 중국의 Su-27 전투기 2대가 이상(異常)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전투기 1대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OP3C 정찰기에 약 50m까지, 항공자위대의 YS-11EB 정보수집기에는 약 30m까지 다가왔다. 중일 항공기가 이처럼 근접해 비행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국의 ADIZ 설정 이후 처음이다. 당시 중국 전투기는 유도미사일을 탑재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근접 비행을 한 현장은 중일 중간선 부근에서 중국이 개발 중인 가스전 등에 가까운 곳으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수백 km 떨어져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중일 ADIZ가 중첩되는 이 지역에서 20일부터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 군용기는 정찰 비행 중이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우발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였다”며 24일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25일 “자위대기가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침입해 중-러 군사훈련을 정찰하고 방해했다”며 일본 측에 항의했다.

한편 미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호크 1대가 24일 일본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주일 미군기지에 처음 배치됐다. 이번에 배치된 1대와 28일 도착할 1대 등 총 2대의 글로벌호크가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북한과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할 예정이다. 애초 괌에 배치돼 있었으나 태풍 우려로 일시적으로 거점을 옮기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향후 미국으로부터 글로벌호크를 도입해 2018년까지 미사와의 자위대 기지에 50여 명 규모의 운용 부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글로벌호크는 약 18km 상공에서 30시간 정도 정찰 비행을 할 수 있다.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서울의 10배 면적을 24시간 만에 훑어볼 수 있다. 글로벌호크 일본 배치는 중국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일본#방공식별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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