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3차협상 실질진전 못이룬채 종료

입력 2006-09-10 15:06수정 2009-10-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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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무역구제, 노동, 지적재산권, 자동차 분야 등의 협상을 끝으로 9일 마무리됐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협상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해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농업과 섬유 부문의 관세 폐지, 무역구제, 자동차 등 이해관계가 날카롭게 맞선 부문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4차 협상은 다음달 23~27일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농업 섬유 등 핵심쟁점 성과 없어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미리 교환한 △관세 양허안(개방안) △서비스·투자 유보안(개방제외 리스트) △서비스 부문에 대한 관심목록(개방요구안) 등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벌였다.

상품(공산품)과 섬유 분과에선 한국이 미국에 큰 폭의 개방을 요구하며 공세를 펼쳤다.

미국은 8월 교환한 두 부문의 개방안에 대해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협상 도중에 수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방 시기 등 큰 틀은 그대로 둔 채 일부 품목의 위치를 바꾸는 정도에 그쳤다.

농업 부문은 한국이 수세에 몰렸다. 양국은 미국의 대한(對韓) 수출은 많지만 한국의 생산량은 적은 사료용 밀 옥수수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협상을 벌였지만 미국 측은 성에 차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4차 협상 전에 농업 부문의 수정 개방안을 미국에 제출할 예정. 김 대표는 "이번 협상에서 쌀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농업과 섬유 등 핵심 쟁점에서 서로 양보해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협상 현장의 분위기와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다른 분야도 여전히 평행선

자동차 작업반 회의에서 미국 측은 배기량이 큰 차에 대해 세금을 더 물리는 한국의 자동차 세제(稅制)를 다시 문제 삼았다. 또 8%에 이르는 한국의 관세율과 갖가지 비(非)관세 장벽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3차 협상 동안 가진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모두 자동차 부문을 언급하며 "미국 자동차 업계가 한국시장에 더 많은 차를 수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 2차 협상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 했던 무역구제 분야에서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한국은 미국 측이 반(反) 덤핑 규제를 남발하지 않도록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문제 역시 미국 측이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고수해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협상 속도 낼 듯

양측 수석대표는 결산 기자회견에서 "3차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어 매우 아쉬웠다"며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에 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원산지, 지적재산권, 의약품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분야는 4차 협상 이전에 따로 대면회의나 화상회의를 여는 등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양국이 구체적인 협상 부문에선 대립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협상을 연내에 마무리하자는 데는 뜻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반 한미 FTA 원정시위대 일부가 협상 마지막 날인 9일 협상장소인 시애틀 컨벤션&트레이드센터 부속건물에 진입하려다 현지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다시는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이들을 풀어줬다.

시애틀=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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