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감춘 산타들 올해도 또 왔네…동회앞에 500만원 돈가방

입력 2004-12-23 17:47수정 2009-10-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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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세밑 불우이웃 돕기에 참여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산타’가 나타났다.

22일 낮 12시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2동 사무소에 50대로 추정되는 남자가 전화를 걸어 왔다.

그는 “동사무소 앞 동네 표지석 옆에 현금과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는 쇼핑백이 있으니 불우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쇼핑백 안에는 현금 500만 원과 동전 44만8350원이 든 저금통이 있었다.

쇼핑백에는 ‘우리 동네만이라도 불우이웃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힌 메모가 들어 있었다.

이 독지가는 지난해 이맘때에도 같은 곳에 현금 500만 원과 동전 36만7330원이 든 저금통을 놓고 가는 등 2000년부터 5년째 연말과 어린이날에 성금을 놓고 갔다.

또 23일 구세군 광주영문에 따르면 22일 광주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과 금남지하상가의 구세군 자선냄비에서 각각 100만 원권 수표 1장과 10만 원권 수표 10장이 들어 있는 봉투가 발견됐다.

광주우체국 앞 자선냄비에는 1999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를 2, 3일 앞두고 50대 중반의 남자가 100만 원권 수표를 넣고 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2년부터 우체국 인근 금남지하상가 자선냄비에 40대 남자가 2년째 10만 원짜리 수표 10장을 기탁하는 등 릴레이 선행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익명의 기부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2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한 기업체 임원은 21일 쌀 잡곡 된장 미역 칫솔 등 2000만 원어치의 생활필수품을 사 모금회 서울지회를 통해 미신고 사회복지시설 29곳에 전달했다.

그는 비서를 통해 모금회 측에 “내가 누군지 알아내거나, 알려고 한다면 다른 곳에 기부하겠다”고 철저하게 익명을 당부했다.

또 다른 기업체 임원도 쌀 햄 등 538만 원어치의 식품을 사 택배로 서울 관악구의 소년소녀 가장 30가구에 보냈다. 이 임원 역시 관악구청에 “신원이 알려지면 다시는 기부하지 않겠다”고 ‘선의의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름다운재단에도 익명의 독지가가 찾아왔다. 16일 이곳을 찾은 30대 후반의 여성이 100만 원짜리 수표 10장이 든 흰 봉투를 내놓은 것.

이 여성은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려 하자 손사래를 치며 총총히 사라졌다고 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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