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이슈]담배 일찍 배울수록 더 끊기 힘들다

  • 입력 2004년 5월 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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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담배를 피우면 왜 나쁠까. 우선 뇌가 손상될 수 있다. 그리고 암 성인병 등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이 커질 수가 있다.

여기에 새로운 폐해가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일찍 담배에 손을 댈수록 나중에 끊기도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국립암센터 삶의질향상연구과의 윤영호 박상민 연구팀은 최근 이 병원 암예방 검진센터를 찾은 흡연자 268명을 대상으로 소변 내 ‘코티닌’의 농도를 측정했다. 코티닌은 니코틴 의존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일종의 니코틴 부산물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니코틴 의존도’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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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흡연을 시작한 연령대가 낮을수록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전, 즉 청소년기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사람들은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들보다 니코틴 의존도가 11배나 높았다. 이들은 20∼24세에 담배에 처음으로 손을 댄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도 니코틴 의존도가 4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담배를 오랜 기간 피웠다고 해서, 담배를 피울 때 연기를 깊이 들여마신다고 해서 니코틴 의존도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많은 흡연자가 ‘담배 인이 박여서 끊기가 어렵다’고 변명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일반인보다 청소년의 흡연이 니코틴 중독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담배 구입이 가능한 연령대를 더 높여야 하는 근거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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