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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서]연극인들 “추석은 서글픈 날”

입력 2002-09-17 18:32업데이트 2009-09-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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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연극인에게 ‘서글픈’ 날이다. 추석 연휴를 일터(공연장)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연뿐 아니라 여러 이유로 10년 넘게 고향을 찾지 못하는 연극인도 많다.

노처녀 여배우들의 고민은 남다르다. ‘돌날’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는 H씨는 명절 때 집에 가는 것이 좋진 않다. 명절이면 가족들에게 ‘서른여섯살 먹도록 결혼은 안하고 무슨 짓이냐’며 핀잔을 듣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추석에도 “공연 때문에 못 간다”고 얼버무렸다.

추석 때 대학로 식당들은 대부분 문을 닫는다. 그래서 배우들은 밥을 굶거나 아예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기도 한다.

마흔을 눈앞에 둔 연극 ‘라구요’의 연출자 B씨는 명절날 새벽부터 공연장에 나와 있기로 유명하다. 4형제 중 유일한 노총각이어서 집안 눈치를 봐야 하지만 그의 후배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고향에 가지 못한 후배들을 위해 집에서 만든 송편과 고기 등을 싸들고 온다. 이 때문에 그의 집 차례상에는 올릴 음식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기획사들은 이런 연극인들을 위해 통상 추석 선물과 조촐한 술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올해는 그 비용을 수재민 성금으로 내기로 한 곳도 있다. 고향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보다 더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수재민에게 연극인들의 작은 정성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남기웅 공연기획 ‘모아’ 대표 nammo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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