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나의 섹스&헬스]수술보다 골반근육 강화운동

  • 입력 2001년 5월 27일 19시 11분


나이가 들면 부부생활이 다소 소원해진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각자 신체적 변화로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남녀 모두 비만 고혈압 당뇨병 스트레스 등으로 성욕이 떨어지고 나이가 들면서 남성은 남성호르몬의 저하 뿐만 아니라 기타 여러가지 원인으로 발기부전이나 조루가,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저하에 따른 폐경, 과거의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한 질 근육의 이완 등으로 성생활에 영향을 받게 된다.

비뇨기학적으로는 자연분만을 하면 골반신경이 일시적으로 손상되고 방광과 요도 질을 받치는 해먹같은 지지 구조인 골반근육이 늘어나서 대개 40, 50대엔 어느 정도의 요실금과 함께 질이 늘어나거나 빠져 나오는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현상들 때문에 부부관계시 소변이 새거나 질에서 바람이 빠지는 소리가 나며 아래가 헐거워진 듯해 상대방이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는 등 여러가지 고민이 생기게 된다.

과거엔 여성의 상당수가 이를 고치기 위해 ‘이쁜이 수술’이라는 질벽 성형술을 받기도 하였지만,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그리 크게 도움이 되진 못한다. 늘어진 살을 수술로 줄인다고 그 부분의 근육이 강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케겔운동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골반근육의 힘을 키워주는 운동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케겔운동은 질주위 근육만을 수축했다 이완하는 특수한 운동방법인데, 주로 요실금의 치료를 위해 사용됐지만 연구 결과 성 관계시 오르가슴의 도달을 도와주고 성적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한 케겔운동보다는 콘이라는 기구를 질에 삽입해서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은근한 인기를 누려 시리즈로 여러 번 상영 되었던 중국 고전 에로물 내용 중에 기생을 명기로 만들기 위해 훈련하는 방법 중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고전 중에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골반근육운동과 콘과 유사하게 명기를 만드는 방법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은 서양에서 여성 성기능 장애의 우수한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는 골반근육 강화운동을 동양에서는 이미 수천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었으니 놀라울 뿐이다.

윤하나(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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