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이태행 김재환 장태산작품 미국시장 '노크'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56분


한국 만화가 일본에 수출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만화의 미국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타임 시커즈'의 작가 이태행, '레인보우'의 작가 김재환, '스카이 레슬러'의 작가 장태산 등이 그 주인공. 미국의 만화 출판사 '이미지 코믹스'에서 7∼11월 단행본으로 작품들을 출판할 계획인 이들은 만화를 제작하는 풍토나 취향이 크게 다른 미국시장에 실질적으로 진출하는 첫 한국 만화가들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미국 진출은 이미지 코믹스 측이 한국의 만화작가를 구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재미교포 에이전트들을 한국에 보내면서 이뤄졌다.

평소 만화에서 '미국적 정서'가 풍겨진다는 평을 들어온 이태행은 '용병 믹'(가칭)이란 작품을 연재할 예정이다. 600년 후 지구 토박이와 식민지가 된 달 거주자와의 대립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재환이 연재할 작품은 고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메카닉적 감각이 살아 있는 판타지 장르. 컨셉은 직접 잡았지만 스토리 진행은 미국의 스토리텔러가 맡을 예정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이미 구할 수 없는 내 작품 '레인보우'의 이탈리어판을 미국 측에서 우연히 보고, 연재를 요청해왔다"고 소개했다.

장태산이 기획 중인 작품은 뱀파이어 사냥꾼의 활약을 그린 만화. 그는 "주변의 다른 작가들이 일본적이면서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어왔다면, 나는 미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작품을 그려왔다 "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의 만화잡지 '빔'에 양경일의 '좀비헌터'와 임광묵의 '교무의원'이 연재되고, '모닝'지에 황미나의 '이씨네 집 이야기'와 안수길의 '호랑이 이야기'등이 소개되는 등 한국작가의 일본 진출은 조금씩 시도돼 왔으나 미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화 웹진 'N4'의 강인선 이사는 "우리와 달리 미국 만화에서는 펜터치와 스토리, 그래픽, 컬러링 등이 철저히 분업화 돼 있어 개인의 개성보다는 시스템과 브랜드가 강조된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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