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인터넷 만화웹진 'N4' "만화에서 효과음이 들리네"

  • 입력 2000년 3월 30일 20시 44분


만화에서는 효과음이 글씨로만 표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실제 격투나 전쟁장면에서 ‘쾅’ ‘다다다다’하는 효과음이 나오면 어떨까? 힙합 춤을 추면 힙합음악이 배경으로 깔리고, 멜로드라마에서는 멋진 연가(戀歌)가 읊어지고….

출판 만화에서는 불가능했던 이런 일들이 인터넷에선 모두 가능하다. 4월4일 출범하는 인터넷 만화웹진 ‘N4’(www.n4.co.kr)는 기존 종이만화를 스캐닝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수준이 아니다. 처음부터 인터넷에 맞게 주문 제작된 만화를 선보인다.

‘N4’는 ‘오감(五感) 만족형’ 만화를 내놓는다. ‘짱’의 임재원, ‘힙합’의 김수용, ‘열혈강호’의 전극진, ‘도날드 덕’의 이우일, ‘오디션’의 천계영 등 신세대 인기작가 100명의 신작 만화 모두가 총천연색이다. 경제적 이유 때문에 흑백으로 펴낼 수밖에 없는 출판 만화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또한 ‘N4’에는 ‘플래시 기법’이 도입돼 만화책장이 자동으로 넘어가고, 만화 캐릭터가 동영상으로 움직이는가 하면 대사와 배경음악이 소리로 나오는 등 실감나게 연출된다.

연재작품 중 최인선의 ‘캐츠 아이’나 모해규의 ‘너희가 아나키를 아느냐’는 네티즌이 선택하는 상황에 따라 스토리가 다른 ‘인터랙티브 만화’로 진행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모든 만화를 인터넷에서는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만화 전문출판사인 학산문화사도 최근 씨네파크커뮤니케이션 등과 합작해 만화와 영화 등 종합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D3C닷컴’(www.d3c.com)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사이트에서는 학산문화사에서 출판되는 ‘부킹’ ‘파티’ ‘찬스’ ‘해킹’ 등의 잡지에 연재되는 만화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

그동안 CD롬으로 제작된 만화는 기존 작품을 스캐닝한 것으로 보기에 불편한데다 비싼 돈을 주고는 만화를 구입하지 않는 현실적 여건 때문에 실패했다.

그러나 인기 작가들이 잡지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신작을 발표하는 최근의 풍토에 대해 기존의 만화대여점 및 출판만화업계에서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만화평론가 박인하씨는 “기존의 출판 만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교한 붓터치와 펜 선, 작가의 독특한 글씨 등은 인터넷 만화가 따라잡기 힘들다”면서 “인터넷 만화는 출판 만화를 대체한다기보다는 새로운 ‘만화 미학’을 실험하는 장으로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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