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전 같은 박태환 청문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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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 쏠리자 부담 느낀 FINA… 청문회 장소-내용 철저히 비밀로
한국측에 車보내 조심스러운 ‘접선’

“오전 10시 숙소에 차량을 보내줄 테니 청문회 준비를 해서 탑승하시오.”

도핑 파문을 일으킨 박태환(사진)의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비밀 작전 속에 펼쳐졌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회장 등 박태환 청문회 관계자들은 FINA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로잔에 도착했으나 청문회가 열리는 23일 오전까지도 청문회 장소를 몰랐다. 박태환 청문회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한국 언론은 물론 스위스 언론까지 관심을 갖게 되자 이에 부담을 느낀 FINA 측에서 장소는 물론이고 관련 내용을 일절 비밀에 부쳤기 때문이다. 대신 차량을 보내 줄 테니 타고 오라는 FINA 측의 조심스러운 ‘접선’이 이루어졌다. 이날 청문회는 로잔의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박태환은 청문회 시작 두 시간 전 다른 관계자들보다 먼저 도착했다. 이날 청문회는 4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도핑에 관련된 선수는 물론 FINA도 청문회 이전에는 관련 내용을 함구하는 것이 관례였다. 자칫 잘못된 내용으로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핑 관련 사안은 최종 징계가 확정되기까지는 이슈가 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이번 박태환 사건은 청문회 이전부터 큰 관심을 받는 보기 드문 사태로 번졌다. 이날 FINA 관계자들은 언론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철저하게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박태환 측 관계자들은 “ 그동안 박태환이 한국의 수영 유망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아시아 수영에 기여한 점을 참작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의 경우처럼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이 나오면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박태환은 1년 6개월 정도까지 징계를 경감받지 못하면 선수생활에 치명상을 입는다. 박태환의 청문회 결과는 빠르면 2, 3일 안에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태환#도핑#청문회#국제수영연맹#F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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