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건넨 말 한마디에… 후배 인생이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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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세상을 바꿉니다/동아일보-채널A 연중기획]
“직장 대인관계 최대 적은 막말” 49%… “듣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55%

학교나 군대, 회사 등 여러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조직에서 빚어지는 많은 갈등의 원인이 바로 ‘말’이다. 최근에는 상사나 부하직원, 선배와 후배 간의 막말과 폭언이 직장 내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이나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대표의 막말 논란도 사회적으로 말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평소 직장에서 윗사람의 막말이나 폭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온 직장인들은 이 사건을 지켜보며 공감하거나 분노했다.

자살예방행동포럼 라이프가 최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언어 습관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이나 조직생활에서 사람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을 얼마나 하는가’라는 질문에 43.1%가 “아주 가끔 하거나 안 한다”고 답했다. 직장 내 인간관계를 해치는 원인으로는 ‘듣는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하는 막말’을 꼽은 사람이 49%로 가장 많았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말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듣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는 대답이 54.9%에 달했다. 상사의 막말과 폭언은 부하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민의 막말에 상처를 입은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자살하는 일도 벌어졌다.

박일준 자살예방행동포럼 공동대표는 “우리가 하는 막말과 욕설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대화의 기본은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말#직장#대인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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