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알아보고 카페에 댓글…고유정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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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6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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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남긴 아파트 입주 1주년 기념행사 제안 댓글. (독자제공) 2019.6.17/뉴스1 © News1
고유정이 남긴 아파트 입주 1주년 기념행사 제안 댓글. (독자제공) 2019.6.17/뉴스1 © News1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고유정(36)이 의붓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범행 전 고유정은 아파트 커뮤니티에 행사를 제안하고 아이들이 함께 다닐 유치원을 알아봤던 점 등을 봤을 때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에게 살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고유정의 현재 남편 A씨(37)에게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등에 미뤄 고유정을 의붓아들 살해 용의자로 잠정 결론내렸다.

이 수면유도제는 졸피뎀처럼 범죄에 악용되는 약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고유정은 A씨에게 검출된 것과 같은 성분의 수면유도제를 지난해 11월 처방받았다.

경찰은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 추정 시간대에 휴대전화를 사용한 기록 등 다른 여러 정황증거를 찾기는 했지만, 직접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러 간접적인 정황을 놓고 보면 고유정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주도면밀하게 실행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고유정이 청주에서 친자와 의붓아들이 함께 다닐 유치원을 알아보고 있었을 당시 정작 자신의 친자는 계속 제주의 유치원을 다니기로 했다는 점이다.

재혼한 남편과 청주에서 터를 잡고 살기로 한 고유정은 자신의 친자와 의붓아들이 함께 다닐 유치원을 알아봤다. 당시 두 아이 모두 제주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있었다.

고유정은 친자가 다니던 제주의 한 유치원에 ‘청주로 이사를 가는 탓에 더 이상 다닐 수 없다’고 통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의붓아들이 숨지기 전날 고유정은 돌연 ‘청주로 가지 않게 됐으니 이 유치원을 계속 다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또 지난 3월2일 오전 0시쯤 아파트 커뮤니티에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풍선아트와 페이스페인팅 놀이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댓글을 남겼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솜사탕을 만들어 나눠주는 행사도 요구했다. 댓글이 올라온지 10시간 뒤 의붓아들은 잠을 자던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정이 이미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도 이 부분을 범행의 정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의붓아들이 숨지기 전날 저녁식사를 하고 서로 다른 방에서 아침까지 잠만 잤다는 고유정의 진술과도 배치된다.

고유정은 아침까지 잠만 잤다는 진술과 달리 당시 휴대전화로 아파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제주행 비행기표를 예매까지 한 것이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고유정은 여전히 의붓아들 사망은 자신과 관련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자신을 아들 살해 용의자로 지목한 현재 남편을 명예훼손과 가정폭력 등으로 고소까지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쯤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의식과 호흡, 맥박은 없었다.

경찰은 고유정의 살인과 현재 남편 A씨의 과실치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6개월 가까이 수사를 벌였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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