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출범 극우 하시모토黨 예상 넘은 선전… 오자와는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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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새권력 日총선 자민당 압승
■ 중의원 선거 중간개표 결과

이변은 없었다. 12·16총선 결과는 ‘자민당 압승, 민주당 참패’라는 기존 여론조사 내용과 일치했다. 이날 오후 8시 일본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와 주요 당직자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반면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민주당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전현직 각료를 지낸 민주당 거물급들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전 관방장관은 1996년부터 도쿠시마(德島) 1구에서 5회 연속 당선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의 신인에게 밀렸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문부과학상, 조지마 고리키(城島光力) 재무상도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거물 중 재선된 의원은 노다 총리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가전략상,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정조회장 정도다.

이런 자민당의 압승과 민주당의 참패는 주변국과의 영토 갈등 및 장기불황,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나랏빚과 저출산 고령화, 고립감과 패배주의, 위기의식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2009년 총선 압승의 일등공신이었던 무상복지 등 포퓰리즘 공약이 부메랑이 됐다. 어린이 수당,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고교 무상교육 등 퍼주기 공약은 재원 부족으로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그 대신 공약에도 없던 소비세 인상 등 국민 부담을 늘리면서 집권 기간 내내 ‘거짓말 정권’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압승을 거둔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과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공명당 간사장은 총선 당일인 16일 오후 회동에서 연립정부 구성 방침을 확인했다. 이로써 연립 여당은 전체 480석의 중의원 의석 중 절반을 훨씬 넘는 300석 이상을 획득하게 됐다.

일본유신회는 민주당에 필적하는 제3당으로 확실히 올라섰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이끄는 지역정당이었던 오사카유신회가 올해 9월 의원 7명을 영입해 전국 정당이 된 후 처음 치르는 총선에서 의원 50명 내외의 제3당으로 등극했다.

현역 중의원 의원 61명을 가졌던 일본미래당은 총선 후 의원 10명 내외에 불과한 중소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로써 일본미래당을 막후(幕後)에서 이끌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는 정치무대에서 퇴장할 때를 맞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낸 12개 당수들이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한 거리를 모두 합하면 6만9000km다. 이는 지구를 한 바퀴 반(지구 한 바퀴는 약 4만 km)을 돈 것이다.

교도통신은 이번 총선의 투표율을 59.7%로 추정했다. 이는 2009년 총선의 투표율 69.28%보다 10%포인트 낮은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1996년 총선(59.65%)과 비슷하다.

한편 일본 총선과 함께 치러진 도쿄도지사 선거 결과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66)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도쿄도 부지사였던 이노세 후보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대표가 도쿄도지사직을 사임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한 인물.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의 지원을 받았다. 논픽션 작가 출신인 이노세 후보는 2007년 이시하라 전 지사에게서 부지사로 발탁돼 행정가로 변신했다.


도쿄=배극인·박형준 특파원 bae2150@donga.com
#아베#자민당#오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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