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더민주 공천관리위장 첫날 ‘현역 물갈이’ 예고

  • 동아일보

與 이한구 “저성과 의원은 공천 배제”… 野 홍창선 “국민 지탄받는 인물 제외”

“현역 의원이라도 저(低)성과자나 비(非)인기자들의 경우는 공천에서 배제돼야 한다.”

4일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한구 의원의 첫 일성이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향식 공천제도가 현역 의원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용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선거에 이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이라도 경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4선으로 4·13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위원장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다.

이 위원장은 전략공천에 준하는 우선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당헌·당규에 보면 우선추천제는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다”며 “우선추천제가 아니면 어떻게 우수한 사람들을 모셔올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는 김무성 대표가 “인위적인 현역 의원 컷오프는 없다”고 강조해 온 100% 상향식 공천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비박(비박근혜)계는 즉각 반발했다. 김 대표가 고심 끝에 이 위원장을 선임했음에도 계파 갈등에 오히려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공천제도특별위원회에 참여했던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미 공천특위에서 수차례 격론 끝에 현역 의원 컷오프는 채택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며 “상향식 공천을 채택해 어렵게 당헌·당규를 개정했는데 공관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우선추천지역을 정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당헌·당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관위원이 선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개인 의견을 밝힌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일부 비박계 사이에선 “이 의원 스스로가 저성과자 아니냐”며 “저성과자를 컷오프 시켜야 한다는 발언으로 당내 분란을 일으킬 거면 차라리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는 공관위가 친박계 위주로 구성돼 이 위원장이 총대를 메고 현역 컷오프를 강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공관위 부위원장에 황진하 사무총장, 공관위원에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을 각각 임명했다. 공관위는 모두 13명 안팎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위원은 검증을 거친 뒤 정치권과 무관한 외부 인사로 구성해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에 홍창선 전 KAIST 총장을 임명했다.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현 더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낸 홍 전 총장은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을 맺었다. 홍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 지탄을 받는 후보는 안 된다. 계파의 영향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엄정한 심사를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이날까지 공관위원장을 정하지 못했다. 다만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당 윤리위원장 겸 공직후보자자격심사위원장(공심위원장)에 임명했다. 공심위는 후보의 경선 참가자격을 심사하는 기구다. 전 위원장은 총선 후보자 자격에 대해 “계파정치에 함몰되지 않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정부패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찬욱 song@donga.com·강경석·황형준 기자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공천#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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