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정유라 지원, 최순실 겁박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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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판 출석 삼성 前임원들 “박근혜 前대통령 지시-강요 없었다”
“영재센터 계획안, 안종범에게 받아” 장충기 ‘이재용 부회장서 받아’ 진술 번복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직 임원들이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강요가 아니라 최 씨의 겁박으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에 대한 승마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등의 공판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4)은 피고인 신문에서 “원래 올림픽 선수단을 지원할 예정이었는데 최 씨의 겁박으로 정 씨만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은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63)도 피고인 신문에서 “최 씨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최 씨가 어떤 형태로든 저희를 비난하고 험담하고 해코지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전 차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를 받을 당시 했던 진술을 뒤집었다. “‘박 전 대통령의 강요로 정 씨 승마 훈련을 지원했다’고 진술했던 것은 뇌물 공여 책임을 피하려고 한 추측성 발언이었다”며 “사실 대통령이 지시했는지 안 했는지 그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전 차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 독대한 이 부회장을 질책한 내용에 대해 “특정 선수(정 씨)를 지원하라고 이야기한 건 아닌 것 같고 (승마 종목) 올림픽 지원을 제대로 준비 안 한다고 질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전 차장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계획안을 이 부회장에게서 받았다”고 했던 특검 진술도 번복했다. “(영재센터 지원 계획안을)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건네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원영 전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59)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를 한 바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합병 개입을 부인했다.

권오혁 hyuk@donga.com·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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