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같이 일광욕 할래”…‘유럽 최후 남녀 분리 해변’에서 벌어진 난투극

  • 뉴시스(신문)


이탈리아의 남녀 분리 해변에서 구역을 침범한 여성이 자신을 향한 지적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난투극을 벌였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탈리아 북부 트리에스테에 위치한 남녀 분리 해변 ‘바뇨 마리노 라 란테르나(Bagno Marino La Lanterna)’에서 지난 20일 한 여성이 규칙을 깨고 남자친구가 있는 남성 전용 해변 구역으로 들어갔다가 몸싸움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바뇨 마리노 라 란테르나는 현지에서 ‘페도친’이라는 애칭으로 주로 불리며, 1900년대 초 조성된 장소이다. 페도친은 유럽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남녀 분리 해변으로, 약 2.7m의 벽으로 구역을 나눴다.

규정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각자의 구역에서 자유롭게 일광욕을 즐기거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남녀가 함께 어울리려면 부표가 있는 곳까지 수영해 나가 물속에서 만나야 한다.

페도친은 100년 넘게 규정을 지키면서 운영됐지만, 밀라노에서 온 커플 관광객이 이를 어기면서 갈등이 벌어졌다. 남자친구가 있는 구역으로 넘어간 관광객 여성은 “남성 구역에서 일광욕을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듣고 “당신들은 성차별주의자”, “중세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문제를 제기한 해변 이용객은 50대 여성으로, 장애가 있는 아들을 남편과 함께 화장실로 데려가기 위해 잠시 남성 구역을 방문한 상태였다. 관광객 여성은 이 이용객에게 손을 든 채 위협하고, 폭언을 쏟았다.

현장에 있던 남성들은 실제 몸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두 여성을 진정시켰다. 다만 소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해변 직원 한 명이 밀쳐지는 피해를 입었다. 관광객 여성과 남자친구는 페도친을 떠나면서 해변 입장료 2.40유로(약 4200원)의 환불을 요구했다.

누리꾼들은 “이미 자체 규칙이 있는 장소에 왜 자신의 규칙을 강요하느냐”, “어리석고 오만한 행동”, “오래된 전통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커플의 행동을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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