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중심으로 확산 중인 ‘집에서 청소해라’ 이미지(왼쪽)와 실제 경기장을 청소하는 일본 축구 팬들의 모습. 사진=X갈무리, 게티이미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 팬들의 경기장 청소 문화가 또다시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일본 현지에서는 “먼저 집안일부터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일본과 네덜란드의 경기가 끝난 후, 일본 팬들이 관중석을 청소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전해졌다. 하지만 자국 팬들의 매너를 칭찬하는 여론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 일부 SNS 이용자를 중심으로 뜻밖의 비판이 확산했다.
한 일본 누리꾼이 “일본인 남성의 축구장 쓰레기 줍기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일본인 남성의 가정 내 노동 시간은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가정 내 노동을 먼저 분담해 달라”고 올린 게시글은 6만 건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다. ● 일본 남성 가사노동 OECD 최하위권…여성은 6배 더 부담
이 같은 비판이 큰 호응을 얻은 배경에는 일본 사회의 성별 가사 분담 불균형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무급 노동(가사·육아 등) 시간은 하루 평균 47분에 불과하다. 이는 OECD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미국이나 유럽 국가 남성들의 4분의 1에 그친다. 반면 일본 여성은 하루 평균 208분, 남성보다 무려 6배 이상 많은 가사 노동을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쿄도가 발표한 ‘2025 남성 가사·육아 실태 조사’에서도 남성의 가사·육아 분담 만족도는 80.8%, 여성의 만족도는 60.1%로 20%포인트 가량 차이가 있었다. ● “보여주기식 이중성” vs “축구 문화일 뿐”…현지서도 갑론을박
이 같은 문제 제기를 두고 일본 온라인 공간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외 언론의 칭찬을 받기 위해 경기장 쓰레기는 기를 쓰고 주우면서, 정작 집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는 남편들이 수두룩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발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건 J리그 경기에서도 존재하는 축구팬 문화”, “일본인 남성을 한데 묶는 편파적인 시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대회 때마다 일본의 단골 미담으로 소비되던 ‘경기장 뒷정리’ 문화가, 정작 자국 내에서는 기울어진 가사 분담 현실을 꼬집는 화두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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