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늘밤 이란 강하게 타격…베네수엘라처럼 석유 차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1일 22시 26분


토마호크 49발 공습 이어 또 강공 예고
“하르그섬과 다른 석유 인프라 곧 장악”
종전협상 진전 없자 노선 급선회 가능성

AP 뉴시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오늘 밤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사흘째 대(對)이란 공격을 예고했다. 이어 “머지 않은 미래 어느 시점에 우리가 하르그섬과 다른 석유 인프라를 장악해 이란의 석유 및 가스 시장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미 정권을 수립해 석유 시장을 차지한 베네수엘라와 비슷한 방식이 될거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10일 이란을 겨냥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9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를 “잔인하고, 폭력적인 공격”이라고 표현하며 공습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이란이 미국의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내일 그들을 완전히 박살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놓고 이란과의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이날 바레인과 쿠웨이트 등 중동에 위치한 미군 기지 18곳을 공격하며 대응에 나섰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폐쇄하고,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 이어가자 4월 8일부터 이어져 온 휴전이 결렬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美, 이란 경제 인프라 타격도 시사


미군의 10일 공습은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육군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란군에 의해 격추된 데 따른 보복 공격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미군의 9일 1차 보복 공습 후에도 이란이 바레인 주둔 미 해군 5함대를 겨냥해 드론 공격을 감행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X에 “이란 전역에 걸쳐 군사 감시 능력, 통신 시스템, 방공시설 등을 겨냥해 공격을 실시했다”며 “미 해병대와 공군, 해군 전력이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해 미군과 국제 상선에 위협이 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자위권 차원’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발전소나 교량을 공격하는 방안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11일에는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 장악을 언급한 건 핵심 경제 인프라까지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3월에도 하르그섬의 군사 시설을 공격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다만 하르그섬 장악에는 지상군 투입 등이 필요해 미군 피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단 분석이 제기돼 왔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대통령이 현재 ‘대규모이지만 단기간에 끝나는 군사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풀기 위해, 장기전 부담은 피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란 얘기다.

● “트럼프, 군사 압박으로 이란 양보 끌어내는 방안 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7, 8일 상대방 본토를 직접 공격하며, 긴장을 고조시키자 “즉각 총질을 중단하라”며 양국을 공개 압박했다. 또 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빠르면 8일, 늦어도 10일경 타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과 비판이 커진 만큼, 빠른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랬던 그가 다시 강경한 군사 카드를 검토하는 건 외교적 수단만으론 당장 MOU 체결 등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이란은 계속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협상 교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를 지낸 마크 키밋은 이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에 최근 미국의 대이란 공습은 이란의 도발보다 외교 협상 과정에 대한 불만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액시오스도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약 2주간 이란이 미국의 최신 협상안을 놓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점점 더 불만을 키워 왔다”고 했다. 이에 군사 압박으로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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