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양측의 휴전 발효 이후 약 한 달간 소강 상태였던 이란의 걸프 지역 공격이 재개되며 이란 지도부 내 균열도 다시 감지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5일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의 아랍에미리트(UAE) 공격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가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UAE에 대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날 UAE 국방부는 이란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드론 총 19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으로 UAE 주요 에너지 시설인 푸자이라 석유화학단지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번 UAE 공격에 대해 “전적으로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탄했다고 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주변 지역 국가들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식을 “광기”라고 표현하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 내에서 ‘협상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종전 방식과 시기 등을 두고 분열을 거듭하던 이란 최고 지도부 내 마찰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란인터내셔널은 2일에도 이란 지도부 내 분열 징후가 포착된다고 보도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이후 실권을 장악한 군부 내부에서 체제 유지 방식을 두고 파벌 간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 이후 부상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권력이 혁명수비대에 집중된 것으로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파’인 아흐마드 바히디 신임 총사령관이 이끄는 IRGC가 사실상 국가 핵심 기능을 장악한 상태다. 지난달 초 IRGC는 페제슈키안 대통령의 정보부 장관 임명 시도를 저지하는 등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력화했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모즈타바에게 긴급 회동을 요청했지만 IRGC 고위 관계자들이 양측 소통을 차단해 응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란이 이같은 내부 균열을 협상 카드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파는 강경파를 핑계 삼아 양보를 요구하고, 강경파는 협상파를 배신자로 몰아세우며 타협의 비용을 높인다는 것이다. 공개적으로는 내부 분열을 부인하면서도 실제 최종 의사결정자가 누구인지 모호하게 유지해 협상 상대국에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란과의 종전협상을 언급하며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누가 이란 지도자인지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는 것”이라며 “그건 좀 골치 아픈 부분”이라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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