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휴전협상 합의했지만…헤즈볼라 “우리와 무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5일 16시 38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6.04.15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6.04.15 [예루살렘=AP/뉴시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 미국의 중재로 워싱턴에서 만나 향후 휴전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앞서 7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이스라엘의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군사적 충돌을 지속해 왔다. 외교 관계가 없는 두 나라의 고위급 회담이 열린 건 1993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향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헤즈볼라에 대한 입장 차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헤즈볼라는 향후 양국의 추가 회담에 불참할 예정이어서 휴전 협상의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헤즈볼라 측은 “우리는 이 회담의 어떤 합의에도 구속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의 회담을 반대하고 있다.

● 33년 만의 회담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14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등의 중재로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약 2시간 회동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측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헤즈볼라의 장기적 무장해제, 양국 간 평화협정 체결 등을 논의했다. 라이터 대사는 “우리가 같은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반겼다. 모아와드 대사도 “건설적 논의를 했다”며 향후 회담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 국무부 역시 “상호 합의한 시기와 장소에서 직접 협상을 개시하는 데 모든 당사자가 합의했다”며 “미국은 양국의 이 역사적 이정표를 축하하고 향후 논의를 지지하며 포괄적인 평화협정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양국의 적대행위 중단에 대해 모든 합의가 ‘반드시 미국의 중재를 통해 도출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미국이 관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역사적 기회는 20∼30년간 이어진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영구히 종식시키는 문제이며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후 북부 국경을 맞댄 레바논과 내내 긴장 관계였다. 이스라엘은 당시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 아랍 국가에게 일제히 전쟁을 선포했다. 또 1982년 6월에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레바논 남부를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이유로 레바논을 침공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과는 수교했지만 레바논과는 최근까지 수교는 커녕 종전 선언조차 하지 않았다. 또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서로 상대국으로의 이동 등을 철저히 통제해 왔다.

● 헤즈볼라 제외로 실효성 논란


협상 물꼬는 텃지만, 헤즈볼라가 불참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종전 회담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아랍어로 ‘신의 당’을 의미하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항의하는 레바논 내 시아파 성직자들이 중심이 돼 1982년 설립했다. 이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정규군에 필적하는 병력과 무기를 보유했단 평가를 받아 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5만 명 내외의 병력, 다양한 로켓 미사일 드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헤즈볼라는 레바논 의회에서 상당한 의석을 보유한 정당이며 동시에 자체적으로 학교, 병원, 언론사 등도 운영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국가 내 독자 세력’인 셈이다.

이로 인해 헤즈볼라와 레바논 정규군의 관계 또한 상당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평화협정을 체결해도 헤즈볼라가 이에 따르지 않고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 또한 헤즈볼라를 빌미로 레바논 공습을 계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을 합의한 뒤에도 “레바논은 휴전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레바논 공격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레바논 민간인들이 대거 숨지고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도 타격을 입었다. 이에 이란 전쟁을 끝내는데 이스라엘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자제를 요청하며 휴전 수용을 압박해왔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2차 종전 협상에 나서면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과의 적대적 관계를 완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까지 체결한다면 헤즈볼라로선 자국내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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