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으로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1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하나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한때 칼을 휘두르고 오늘날에는 폭탄을 떨어뜨리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는다”고 했다.
교황은 이날 X(엑스·옛 트위터)에 “군사 행동은 자유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올렸다. 이어 “평화는 오직 인내를 바탕으로 한 공존과 대화의 증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교황은 또다른 글에서 “전쟁의 신성모독과 이해관계의 잔혹함 속에서 그곳들은 더럽혀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생명은 기껏해야 사익의 ‘부수적 피해’로 여겨지고 있다”며 “가장 약한 이들, 어린이와 가족들의 생명보다 가치있는 이익은 있을 수 없다. 어떤 명분도 무고한 피를 흘리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교황은 특정 인물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이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 수사를 사용하고 있는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하나님이 이란 전쟁을 지지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헤그세스 장관도 ”하나님의 보호 아래 수행되는 전쟁“ 등으로 표현했다.
교황은 지난달 29일에도 “예수는 어떤 전쟁도 치르지 않았다”며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라고 했었다. 교황은 취임 이후 이민 정책 등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하지만 바티칸 측은 교황의 X 게시글을 두고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닌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논리 자체를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J D 밴스 부통령이 지난해 교황 취임 미사에 참석한 후 바티칸과의 관계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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