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공유 공급 감소에…6000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 ‘비상’

  • 뉴시스(신문)

화석연료 감축에 지역 정유소 폐쇄…수입 의존
항공유 수입 20%…3분의 2는 한국·인도·대만
韓 캘리포니아에 평상시 항공유 절반 수출할 듯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각 국 비축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24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 공단에 원유 저장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6.03.24 울산=뉴시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고 각 국 비축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24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 공단에 원유 저장탱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6.03.24 울산=뉴시스
한국 항공유 수출이 줄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한국행 유조선이 지난달 말 화물을 하역했다”며 “이는 태평양 건너 6000마일(약 9700km) 떨어진 우리에게도 매우 불길한 징조”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는 원유의 75%를 수입하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이 중동산이다. 또 중동산 석유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정유소로부터 항공유, 휘발유 등을 공급받고 있다.

현재 항공유의 20%, 휘발유의 25% 이상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66%는 한국, 인도, 대만에서 가져온다.

이란 전쟁에 캘리포니아의 최대 연료 공급처 한국과 인도가 수출량을 급격히 줄이면서 캘리포니아 에너지 산업에 ‘비상등’이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보텍사에 따르면 이달 한국은 캘리포니아에 평상시의 항공유 수출량의 절반 수준만 공급할 예정이다.

셰브론의 정유, 파이프라인 부문 책임자 앤디 월즈는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공급 차질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며, 4월은 항공유와 휘발유 재고가 충분하지만 그 이후 재고가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은 캘리포니아에서 정치적 이슈로 자주 부각되곤 한다. 지난 7일 캘리포니아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93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1.75달러 가량 높았다. 높은 휘발유세와 엄격한 연료 기준 요건이 영향을 미쳤다.

WSJ은 “캘리포니아가 에너지 시장에서 처음부터 동떨어진 것은 아니었다”며, 석유 업계는 주 정부의 화석 연료 감축 정책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고 정유소를 폐쇄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20년간 50% 급감했으며, 140년간 캘리포니아에 있던 셰브론도 규제를 피해 2024년 휴스턴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2000년 이후 정유소 12개가 문을 닫았으며, 남은 정유소들은 부족한 생산량을 메우기 위해 더 비싼 수입 연료를 사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가 있는 미국 서부 정유소들이 오히려 시설 폐쇄에 대비해 미리 재고를 확보해뒀기 때문에, 당장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P글로벌 에너지 분석가 데브닐 초우두리는 “최근 5년간 평균 수준까지 항공유를 비축했다”며 “소진하는 데 여전히 몇 달이 걸릴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이 2~5주 내로 개방된다는 가정하에 재고는 7~8월까지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셰일 열풍’에서도 소외된 지역으로 꼽힌다. 근처 지역에서 공급 받을 파이프라인이 부족하고, 철도로 운송받는 원유량은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일리노이, 뉴저지 등 다른 주들도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지만, 주로 캐나다,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공급받아 비교적 피해가 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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