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약 1509원) 수준의 통행료를 받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비용은 중국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을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등 법정화폐 가치에 1대 1로 연동되는 디지털자산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이하 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이미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우호적인 국가의 선박에는 특혜를 주고, 침략자로 간주하는 국가의 선박에는 공격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같은 이란의 움직임은 예정된 것이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해협 통제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 전쟁 중인 미국, 이스라엘의 선박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치 않고, 이란에 우호적인 국가의 배들만 통행료를 받고 해협 통과를 보장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협 통과’ 조건은 더욱 구체화됐다. 먼저 선박 운영사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중개 회사에 연락해 선박의 소유 구조, 선적, 화물 명세서, 목적지, 승무원 명단,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데이터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중개 회사로부터 건네 받은 자료들을 분석해 해당 선박이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국가들과 연관성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심사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통행료 협상이 시작된다. 이란은 국가들을 1~5등급으로 분류해놨다. 이란에 우호적으로 간주되는 국가의 선박일수록 더 유리한 조건으로 통행료가 책정될 가능성이 커지도록 한 것이다.
협상 시작가는 일반적으로 배럴당 약 1달러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적재 용량이 보통 200만 배럴인 것을 고려하면 통행료로 200만 달러(약 30억 원)을 징수하겠다는 뜻이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로 연간 1000억 달러(약 150조 원) 이상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25%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통행료 징수 주체가 되는 것에 대해 “물리적 위험과 높은 선박 보험료는 차치하더라도 미국, 유럽연합, 영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거래하는 것 자체가 제재 위반이나 자금세탁 방지 규정 위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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