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소셜미디어X 캡쳐, 재판매 및 DB금지)2026.3.1 뉴스1
미국 연방법원이 백악관에 4억 달러(약 6000억원)를 들여 대형 연회장 ‘스테이트볼룸(state ballroom)’을 지으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미국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과 그 가족을 위한 백악관의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니다”라며 연회장 건설에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항소하며 “민간 기부로 추진되는 프로젝트이기에 의회 승인은 필요치 않다”고 반발했다. ● “백악관 어느 누구의 소유물 아냐”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리처드 리언 미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백악관 이스트윙(동관)을 허문 자리에 진행 중인 연회장 건설을 중단시켜달라는 비영리단체 미 역사보존협회(NTHP)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리언 판사는 35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미국 헌법은 백악관을 포함한 연방 재산에 대한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며 “백악관은 어느 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고,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리언 판사는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임명됐다. 이번 판결로 본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는 중단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백악관 만찬장이 협소하다며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8360m² 규모의 연회장 건설을 발표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새 연회장의 투시도도 공개했는데 금색 장식, 크리스털 샹들리에, 높은 아치형 창문 등이 들어가 사치스런 루이 14세식 궁궐 연회장을 방불케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해 10월 대통령 부인 사무실이 있던 백악관 이스트윙을 철거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리언 판사는 연회장 건설이 법적으로 허용된 관리 및 수리에 포함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뻔뻔한 해석”이라고 꼬집었다. 전구 교체나 가구 수리를 의미하는 조항을 건물 전체 철거와 신축으로 확대 적용하는 건 자의적 해석이란 것. 그는 “여기는 단순한 국립공원이 아니다. 이 나라의 상징적 장소”라고 강조했다. 평소 판결문에 느낌표를 자주 사용하는 리언 판사는 이날 판결문엔 19개의 느낌표를 썼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트루스소셜에 소송을 제기한 NTHP를 “좌파 광신도 집단”이라고 비판하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회장 건설은 세금이 아닌 민간 기부로 추진되고 있어 의회 승인이 필요치 않다”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록히드 마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요 대기업과 민간 기부자들로부터 건설자금 4억 달러를 모금했다고 했는데,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정부에 납품을 하고 있다.
● 황금빛 트럼프 동상 들어선 기념 도서관도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들어설 47층 높이의 초호화 대통령 기념 도서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퇴임한 대통령들이 관례로 세우는 기록 보관시설을 넘어 호텔과 루프트톱 레스토랑, 전망대를 갖춘 초고층 복합 문화단지를 세우겠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기념 도서관의 조감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건물은 자신이 47대 미 대통령이란 상징성을 감안해 47층으로 설계됐고, 꼭대기 첨탑 아래엔 ‘트럼프’ 문구의 대형 표지판이 들어간다.
특히 강당엔 오른팔을 치켜든 트럼프 대통령의 대형 금빛 동상이, 로비엔 카타르 국왕이 트럼프에게 선물한 보잉 747기를 비롯한 미군 항공기들이 들어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 기념 도서관 건설을 시작할 거라며, 이를 위한 기부금 모금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 기념관이 1960년대 쿠바 난민 수용소로 쓰였던 ‘프리덤 타워’를 가려 역사적 상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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