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 사기 시설 급습해 200곳 폐쇄…“뿌리 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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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1일 수요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사기 센터(scam center)에서 캄보디아 경찰의 급습으로 압수된 장비들이 탁자 위에 진열되어 있다. AP/뉴시스
2026년 3월 11일 수요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사기 센터(scam center)에서 캄보디아 경찰의 급습으로 압수된 장비들이 탁자 위에 진열되어 있다. AP/뉴시스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 내 사이버 사기 작업장을 모두 뿌리 뽑겠다는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현재까지 250개 사업장 중 200곳을 적발해 폐쇄 조치했으며, 나머지 사업장들도 내달 말까지 모두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12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온라인사기근절위원회를 이끄는 차이 시나릿 선임장관은 작년 7월부터 사기 작업장으로 의심되는 시설 250곳을 단속해 현재까지 200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음 달 말까지 남은 시설을 모두 정리하고, 이후에도 강력한 단속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판데믹 거치며 ‘대규모 기업화’된 사기 조직


캄보디아 내 사기 조직들은 2012년 소규모 보이스피싱으로 처음 등장했으나, 코로나19 확산기를 거치며 기업형으로 진화했다. 대면 영업이 막힌 도박장들이 사기 조직에 가담하며 규모가 폭증한 것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이들 조직이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매년 수백억 달러를 갈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이 장관은 이번 단속으로 사기 조직 우두머리와 공범 등 697명을 기소했다. 동시에 23개국 출신의 약 1만 명의 사기 센터 근무자를 본국으로 송환했다. 현재 송환 대기 중인 인원도 1000명에 달한다.

지난 10일 캄보디아 경찰은 수도 프놈펜의 한 고층 건물을 급습해 사기 행각을 벌이던 캄보디아·중국인 60여 명을 체포했다. 프놈펜시 경찰은 “유럽 투자자들을 유혹해 가짜 암호화폐 투자를 유도한 정황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검거된 사기 조직은 일본 경찰 제복이나 가짜 신분증을 준비해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사기 조직에는 한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프놈펜 시 경찰은 지난 2~3일 주택 3곳을 급습해 한국인 10명을 제포했다. 이 전날에도 캄보디아 남부 깜뽓시의 한 빌라에서 한국인 3명을 같은 혐의로 붙잡았다.

● ‘보여주기식 단속’ 그칠지도…“핵심은 배후 세력”

2026년 3월 11일 수요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사기 센터에서 프놈펜 시 경찰국 보안 부문 부국장인 분 소세카(Bun Sosekha)가 급습을 통해 압수된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다. AP/뉴시스
2026년 3월 11일 수요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사기 센터에서 프놈펜 시 경찰국 보안 부문 부국장인 분 소세카(Bun Sosekha)가 급습을 통해 압수된 장비들을 점검하고 있다. AP/뉴시스
다만 이 같은 단속이 보여주기식으로만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캄보디아는 이전에도 같은 취지의 단속을 벌인 바 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 범죄 전문가인 제이콥 심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연구원은 “진짜 문제는 사기 작업장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 범죄가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겨냥하는 것”이라며 “과거 단속도 물리적 공간만 폐쇄했을 뿐, 범죄를 지탱하는 금융망과 배후 세력은 건드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단속 과정에서 캄보디아 집권 엘리트 계층인 핵심 주모자들이 영향을 받았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 “독립 언론과 시민 사회 활동 또한 억압받고 있어 정부 주장을 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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