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찾아 ‘한국의 글로벌 조건 기여와 리더십’을 주제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8.21. 뉴시스
억만장자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드러난 미국과 유럽의 권력자들이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란에 휘말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25일(현지 시간) 외도 사실을 인정했다. 단, “엡스타인과는 관계없다”며 관련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반면, 비슷한 논란에 휩싸여 온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겸 전 하버드대 총장은 하버드대 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자는 전날 게이츠 재단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재단 직원들에게 사과하며 자신의 외도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과거 브리지 대회에서 만난 러시아 브리지 선수 및 사업상 알게 된 러시아 핵물리학자와 외도한 적이 있다”며 “단, 해당 여성들은 엡스타인과 관련이 없으며 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불법적인 것을 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엡스타인과의 ‘절친’ 논란을 일으킨 서머스 전 장관은 수십년 간 재직해 온 하버드대에서 떠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머스 전 장관은 엡스타인과 주고받은 이메일 문서에서 그가 성범죄자임을 알면서도 연애 고민을 나누고 여성과 동양인을 비하한 내용 등이 공개돼 강한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그는 하버드대 교수직 외에도 이미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 오픈AI 등에서 맡아온 직책도 내려놓은 상태였다.
이와 함께 과거 엡스타인과 수년 간 관계를 맺었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 중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있다. AP통신은 “클린턴 부부는 26일과 27일 하원에 출석해 엡스타인 관련 증언을 할 예정”이라며 “불출석 할 경우 의회 모독죄로 처벌될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전용기에서 얼굴이 가려진 여성과 팔짱을 끼거나 욕조에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한편, 이날 NYT는 “엡스타인 공개 문건에서 미성년자일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과 관련된 수사 내용이 삭제돼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2019년 한 여성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인터뷰 기록으로, 해당 여성은 13세였던 1984년 경 엡스타인이 자신을 뉴욕으로 데려가 부유한 유명인들에게 성학대를 당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NYT는 “그러나 해당 자료는 목록에는 있지만 공개 자료에는 없다”며 “4번의 인터뷰 중 요약보고서만 공개돼 있고 50페이지 이상의 3건은 행방불명”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법무부는 “엡스타인 관련 파일 중 일부가 부적절하게 은폐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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