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러기 아빠’ 공무원 감시 강화…“재산 해외은닉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9일 16시 20분


이강 전 런민은행 총재도 지난해 11월 해임

중국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낸 공무원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사실상 종신 집권을 시도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에 따른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공직사회 기강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반(反)부패 조치의 일환으로 해외에 가족을 둔 관료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인사 조직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중앙조직부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1~6월) 전국 정부부처와 국유기업 소속 고위 관료의 해외 연고를 조사했다. 이 조사 후 당국에 보고가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은 일부 인사는 주요 직책에서 물러나거나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해임된 이강(易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경제위원회 부주임 겸 전 런민은행 총재다. 그를 포함한 정협 고위 간부 9명이 ‘뤄관(裸官·독신 관료)’에 대한 사정 조치에 따라 이례적으로 무더기 해임됐다.

뤄관은 배우자와 자녀를 해외로 보내고 홀로 중국에서 지내는 이른바 ‘기러기 부모’인 관료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벌거벗은 것처럼 몸이 가벼운 관료라는 뜻이다. 중국은 시 주석 취임 초기인 2014년 대규모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면서 뤄관에 대한 승진 제한, 중요 직책 배제, 퇴직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 부패로 모은 자산을 가족을 통해 해외로 은닉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전 부주임은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했다. 2018~2023년 런민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현직 중앙은행 총재의 부인과 아들이 미국에 거주 중이며 거액의 부동산까지 보유했다는 점이 알려졌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 전 부주임의 뒤늦은 낙마를 두고 시 주석이 고강도 감찰을 통해 정권 강화 고삐를 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4일에는 중국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류전리(劉振立) 중앙군사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중대한 기율 위반’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하며 실각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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