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인 트레비 분수에 방문하는 관광객은 2유로(약 34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따른 인파와 도심 소음, 위생 등의 문제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마 당국은 2일(현지 시간)부터 트레비 분수 입장에 2유로의 입장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분수를 내려다보는 주변 광장은 무료 개방이 유지되지만, 분수대 바로 앞 계단으로 내려가려는 관광객은 요금을 내야 한다. 로마 시민과 장애인 및 동반자, 6세 미만 아동은 요금이 면제된다. 관광객이 몰리는 평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10시에만 요금이 부과된다.
1762년 완공된 트레비 분수는 물의 신 오케아노스를 형상화한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어깨 너머로 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로마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분수에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영화 ‘로마의 휴일’ ‘달콤한 인생’ 등에 등장하며 인기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 해 동안 분수 바닥에서 수거되는 동전 가치만 2023년 기준 160만 유로(약 27억 원)에 달한다. 로마시는 이를 해마다 가톨릭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로마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년간 1000만 명 이상이 트레비 분수를 방문했다. 성수기에는 하루 7만 명이 몰렸다. 로마시 관광 담당관 알레산드로 오노라토는 AP통신에 “관광객들이 이 정도의 명소에 로마시가 단돈 2유로만 요구한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트레비 분수가 뉴욕에 있었다면 최소 100달러는 청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유로 입장료 정책이 관광객 수를 효과적으로 줄이지 못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다만 로마시 문화국장 마시밀리아노 스메릴리오는 더타임스에 “목표는 방문객 수를 줄이는 게 아니다. 상황을 더 잘 조직하고, 연간 700만 유로의 티켓 수입을 활용해 조각상에 오르거나 분수에 뛰어드는 행위를 막을 관리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탈리아는 관광객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관광지에 요금제를 도입했다. 로마 판테온 신전은 2023년부터 5유로 입장료를 받고 있고, 베네치아는 성수기에 당일치기로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5유로의 시내 입장료를 징수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베로나 ‘줄리엣의 집’에도 지난해 12월부터 성인 기준 12유로의 입장료가 부과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