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멈춰라”…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에 인도 델리 ‘비상’

  • 뉴시스(신문)

인도 수도 델리가 극심한 겨울철 대기오염에 직면하자 당국이 차량 운행 제한과 재택근무 확대 등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델리 당국은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의 도심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민간과 정부 기관의 출근 인원을 50%로 제한했다. 나머지 인원은 재택근무로 전환된다.

인구 약 3000만 명이 거주하는 델리 지역의 대기질지수(AQI)는 최근 며칠간 ‘심각(severe)’ 단계에 머물며 450을 넘나들고 있다. AQI 50 이하가 ‘양호’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민 건강에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옅은 안개까지 겹치며 가시거리가 크게 떨어져 항공편과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인도 대기질 관리위원회(CAQM)는 델리와 수도권에 단계별 대응 계획(GRAP) 최고 단계인 4단계를 발동해 노후 디젤 트럭의 도심 진입을 막고 공공사업을 포함한 모든 건설 공사를 중단했다. 학교 수업도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전환됐다.

카필 미슈라 델리 지방정부 장관은 “대기오염 악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공사 중단으로 생계에 타격을 입은 등록 건설 노동자들에게 1인당 1만 루피(약 16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만진더 싱 시르사 델리 환경부 장관 역시 “정부는 델리 시민에게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엄격한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리의 대기오염은 매년 겨울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찬 공기에 갇힌 차량 배출가스와 건설 현장 오염물질, 인접 주의 농작물 소각 연기가 도시를 뒤덮으면서 델리는 매년 겨울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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